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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여객기 추락 관련자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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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9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헤이다르 알리예프(Heydar Aliyev) 국제공항에서 아제르바이잔 텔레비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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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지난 25일 발생한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러시아가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고의 원인이 사실상 러시아에 있다는 점을 시인해 사흘 만에 사과했지만 아제르바이잔 쪽이 요구한 명시적 책임을 지지 않은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관영 아즈티브이(azTV)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자들은 처벌돼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책임자들이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하며 다친 승객과 승무원들에 대한 러시아의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를 했다. 그러면서 첫번째 요구였던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러시아의 사과”는 “어제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쪽 요구는 27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뤄졌고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28일 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이날 아제르바이잔 여객기가 격추됐다는 공식 확인하면서 러시아 쪽에서 관련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안타깝게도 (사고 뒤) 처음 사흘간은 러시아로부터 (사고 원인을 둘러싼) 터무니없는 가설들밖에 듣지 못했다”며 사고 원인이 “새떼나 가스 실린더의 폭발이었다고 하는 것(설명)은 터무니없고 부정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이 이날 크게 두 가지 의혹을 언급했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러시아 쪽에서 여객기의 시스템을 교란해 카스피해 쪽으로 유도했다는 것과 러시아가 항로 폐쇄 명령을 사후에 발령했다는 것이다. 그는 “비행기가 이미 통제 불능 상태였고 바다에 떨어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비행 항로를 의도적으로 이탈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며 “이게 사실이었다면 은폐 시도는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떼 충돌이 사고 원인으로 설득력을 가졌을 것이라고 했다. 사고 직후 러시아 항공 당국은 여객기가 새와 충돌해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여객기를 의도적으로 격추한 것은 아니라고 재차 확인하면서도 여객기 조종사들 덕분에 생존자들이 있고 “비행기가 러시아에 의해 격추됐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또 러시아 항공 당국이 사고 당시 그로즈니에 안전상의 이유로 항로를 폐쇄하는 ‘코비오르(Kovyor 카페트) 작전’을 발령한 시각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그 코비오르 작전은 우리 항공기가 외부의 영향에 노출된 다음에서야 발령이 됐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항공 J2-8243편 여객기(엠브라에르 ERJ-190AR)는 지난 25일 승객과 승무원 67명을 태우고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를 이륙해 러시아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로 날아가다 돌연 방향을 바꿔 카자흐스탄의 카스피해 해변 도시 악타우에서 3㎞ 떨어진 곳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했다. 여객기에는 67명이 타고 있었으며 조종사 2명을 포함해 38명이 숨졌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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