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美 올해 경제성장률 2.8%로 상향
노동 시장 및 선거 불확실성에도 소비 견조
변수는 트럼프 2기 고금리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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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7월과 10월 각각 공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에서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대비 0.2%포인트 상향한 2.8%로 제시했었다.
G7 가운데 IMF의 성장률 전망치가 2%를 넘긴 곳은 미국이 유일하다. 상반기 내내 이어진 고금리 장기화 우려, 하반기 들어 제기된 노동시장 냉각 징후,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에도 불구하고 성장 엔진이 식지 않은 것으로 본 셈이다. 이밖에 캐나다(1.3%), 프랑스·영국(각 1.1%), 이탈리아(0.7%)가 뒤를 이었고 일본은 0.3%, 독일은 0%에 그쳤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 직전보다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하향됐다.
블룸버그는 "대선, 금리 인상, 노동시장 냉각 등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이 견고했다"며 "G7 중 최고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한 요인으로는 견조한 소비가 꼽혔다. 앞서 미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3.1%(확정치) 증가하며 속보치·잠정치(모두 2.8%)는 물론 2분기 성장률(3.0%)도 상회했는데, 2023년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개인소비지출(3분기 3.7%)이 원동력으로 지목됐다.
미국 가계의 순자산이 증가해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점도 소비를 끌어올렸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3분기 미국의 가계 순자산은 전 분기 대비 2.9% 증가한 168조8000억달러(약 24경770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고용이 일부 둔화했지만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앞지르고 자산 가치가 오르면서 가계 지출의 지속적인 확대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올 한 해 인공지능(AI) 랠리로 신기록을 경신한 미국 증시 역시 가계 자산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며 경제에 보탬이 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연초 대비 25% 이상 오르며 월가 주요 기관들의 평균 전망치를 뛰어넘은 상태다. 지난해에도 24.23% 상승 마감한 S&P500지수는 닷컴 버블 시기인 1997~1998년 이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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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 경제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우선 미국의 고소득 가계가 주도하고 있는 소비 지출 이면에 저소득층의 신용카드 대출 채무불이행(디폴트) 문제가 있다. 데이터분석 업체 뱅크레그데이터에 따르면 미 신용카드 업계가 올해 1~9월까지 탕감한 악성 연체 대출잔액은 약 46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상 이러한 탕감이 부채 상환 능력이 결핍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것을 고려하면 고금리 시대를 거치며 미국의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금융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했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고소득 가계는 괜찮지만 하위 3분의 1 소득계층은 재정적 한계에 몰린 상황"이라며 "이들의 저축률은 제로 수준"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버티고 있지만 주요 원동력 중 일부는 기세를 잃었다"며 저축 고갈 문제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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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최근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지난 9월부터 Fed가 통화완화 사이클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도 미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특히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관세 인상, 불법 이민 금지, 감세 정책 등은 물가를 밀어 올리고 고금리 기조를 장기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소비자 신용조사기관 월렛허브의 오디세아스 파파디미트리우 책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광범위한 고율 관세가 인플레이션 반등, 고금리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2025년 소비자들에게 두 가지 문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국내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코노미스트들과 재계 일각에서는 그의 공약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공급망을 교란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 제조기업들의 자본지출 증가세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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