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한강으로 힙해진 쌍문동
수많은 후보들이 떠오르지만,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가 또 한 번 글로벌 시청자수 1위에 오른 지금은 바로 여기일 것 같습니다.
“쌍문동”
오징어게임의 감독 황동혁이 태어난 곳이자, 극중 주인공인 성기훈이 탄생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이 자란 곳이고,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이 됐으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만화 ‘아기공룡 둘리’가 살았던 동네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한류의 주역 중 하나인 ‘도깨비’에도 등장합니다. 왠지 정겨운 동네 ‘쌍문동’, 돈이 되는 여기 힙해 서른 다섯번째 이야기입니다.
◇쌍문동의 자랑들이 태어난 곳
“쌍문동의 자랑, 서울대 천재 조상우는 여기서 왜 이러고 있을까?”
오징어게임 시즌 1에서 쌍문동은 주인공 성기훈과 서울대 천재 조상우가 자란 곳입니다. 조상우 어머니의 생선가게 ‘팔도건어물’은 쌍문동 백운시장에 있습니다. 백운시장은 황동혁 감독이 어린 시절 자란 곳으로 그는 “나도 쌍문동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할머니가 시장에서 좌판을 깔고 나물을 팔았다”며 “기훈과 상우의 캐릭터와 가족사에 제 어린 시절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시즌 2에서는 쌍문동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시즌2에서 성기훈이 찾아가는 ‘상우네 생선가게’가 있는 시장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비단길 현대시장’입니다. 금천구 최대 규모의 골목형 시장으로 약 270여개의 점포가 있다고 합니다.
◇백운대를 바라보면 글이 잘 써질까?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에도 이런 바위산이 있었어. 인수봉과 백운대라는 두 개의 흰 바위봉우리를 올려다보면서 자랐다고. 지금도 모국을 떠올리면, 인구 천만의 붐비는 도시 대신 그 한 쌍의 얼굴 같은 봉우리들이 생각난다고.”
아시아 최초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히랍어시간’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한강은 전라도 광주 북구에 있는 중흥동에서 태어났지만, 국민학교 시절 서울로 전학와 쌍문1동에 있는 ‘백운국민학교(현 백운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옆으로는 우이천이 흐르고, 북한산을 바라볼 수 있는, 교가가 “의젓한 백운대를 우러러보고”로 시작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에 위치했다고 합니다. ‘히랍어시간’의 이 문장에는 한강의 학창시절 경험이 묻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한강의 중학교도 쌍문동에 있는 ‘신경여중(현 선덕중)’입니다. 이 곳의 교가 역시 “백운대 인수봉 북악산 기슭에”로 시작할 정도로 경치가 좋습니다.
◇첫 눈처럼 만날 그날
드라마 도깨비 속 덕성여대 쌍문캠퍼스 도서관/tvN |
“우리 가장 행복할 그날/ 첫눈처럼 내가 가겠다.”
겨울, 특히 눈이 오면 자동 재생되는 그 노래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의 드라마 ‘도깨비’. 여기서 은탁이 공부했던 도서관이 덕성여대 쌍문캠퍼스에 있는 도서관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은탁은 휴대폰앱의 촛불을 불어 김신을 소환하는대요. 실제로는 외부인 출입금지라 남자가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네이버 지도에서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덕성여대 주요 장소를 정확히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둘리유아숲체험장, 함석헌기념관 등이 있습니다.
◇쌍문은 효자문?
쌍문동이라는 동명에는 세 가지 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효자문입니다. 과거 이곳에 살던 계성 부부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아들이 묘 앞에 움집을 짓고 여러해 살다 죽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그의 효성을 지극히 여겨 효자문을 두 개 세운 데서 유래했다는 설입니다.
두 번째 설은 옛날에 현 창동 우체국 부근에 열녀문이 두 개 있었다 하여 ‘쌍문’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도봉구의 효자 남궁지와 그의 처 하동 정씨, 그의 아들 효자 남궁조 부자가 고종으로부터 효자문을 받았는데, 부자의 묘소가 노해 파출소(옛 쌍문동 중심지)에서 볼 때 남과 북에 있어 ‘쌍문’이라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떤 설이 사실일지는 모르지만, 극중 성기훈과 조상우가 못한 효도를 과거 조상들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쌍문동을 걸어보며, 문화적 향기를 듬뿍 맡아보는 것은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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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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