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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박근혜 때 ‘계엄령 문건’처럼…윤석열 때도 ‘사령관에 육참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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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헌정 질서를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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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기무사령부(기무사)가 계획했던 ‘계엄령 문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하고 탄핵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준비된 두 계엄령이 비슷하다는 의미로 4일 ‘평행이론’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차이점도 적지 않다.



계엄사령관을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에게 맡긴 부분은 공통점으로 꼽힌다. 합참은 계엄 관련 업무를 관장하고 조직에도 계엄과가 있기 때문에 계엄령이 선포되면 합참 의장이 계엄사령관을 맡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3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육사 46기)을 계엄사령관에 임명했다. 이를 두고 “계엄사령관은 육군총장을 임명, 합참 의장이 북 도발 대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한다고 돼 있는 박근혜 정부 기무사의 계엄 문건을 참조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내부엔 김명수 합참 의장이 해군 출신으로 지상 병력인 계엄군 지휘에 한계가 있고,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같은 육군 출신인 박 총장과 더 편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다른 점은 계엄 관련 여론의 고려 여부다. 박근혜 정부 기무사는 ‘탄핵 판결 직후 청와대 및 일부 지역 치안 위협’ 단계에서 위수령을, ‘일부 서울·경기지역 일대 폭력 시위로 치안 마비’ 때 경비계엄을, ‘전국적인 폭력 시위 확산으로 정부 기능 마비’ 상황에서 비상계엄을 단계적으로 내리도록 계획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인식이나 반발은 거의 고민하지 않은 채 곧바로 비상계엄 선포로 직진했다.



박근혜 정부 계엄 문건은 청와대, 헌법재판소, 정부서울청사, 국방부 등 서울 핵심 시설 4곳에 3개 여단(약 3600명)을 투입하도록 계획했는데, 이번엔 국회에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병력 280명 정도를 투입한 것도 차이가 있다. 실행되지 않은 박근혜 계엄 문건에 비해서도 윤 대통령의 계엄이 훨씬 준비 없이 시행된 셈이다.



기무사 계엄 문건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국회의 계엄 해제 시도 시 조치사항’이었다. 문건엔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 의결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여당 의원들에게 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국회의장의 계엄 해제 요구안 본회의 직권상정을 차단하는 한편, 의원들을 사전에 현행범으로 체포해 의결정족수에 미달하도록 유도한다는 실행 방안까지 담겨 있었다.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뒤 국회의원 체포·구금은 없었지만, 계엄군이 국회에 강제로 진입하는 상황은 벌어졌다. 4일 0시30분께 소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건물 안으로 강제 진입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군이 국회에 난입했을 때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임무대가 이재명 대표를 체포·구금하려 했던 시도가 폐회로티브이(CCTV)로 확인됐다”며 “확인해보니 이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려는 체포대가 만들어져서 각기 움직였다”고 말했다.



박근혜 기무사의 ‘치밀한’ 계엄 계획은 실현되지 않은 채 폐기됐다. 대규모 수사가 이뤄졌지만 내란음모 혐의가 아닌, 몇몇 관계자들이 허위 공문서 작성 등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17번째로 발동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에 대해 어떤 처벌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권혁철 선임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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