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충암파’ 이상민, 어제 오후 울산 회의 중 급히 서울행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간부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계엄 건의가 가능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날 오후 울산광역시에서 열린 행사 도중 급하게 서울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이 비상계엄에 관여한 가능성이 큰 만큼 탄핵과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오후 이 장관은 울산광역시에 있었다. 오후 2시30분으로 예정된 울산광역시 문수야구장에서 ‘국민통합 김장행사’에, 오후 4시20분엔 울산광역시청에서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 참석했다. 이 장관은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서 오후 5시25분께 마무리 발언을 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행사 도중 오후 5시께 급하게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장관은 오후 5시8분 울산광역시청에서 나와 오후 5시40분 서울행 기차를 탄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갈 계획이었으나, 시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인지 급히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에서 서울까지는 KTX로 약 2시간20분 가량 걸리기 때문에 이 장관이 대략 저녁 8시께 서울에 도착한 것으로 계산하면,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한 밤 10시25분까지 약 2시간 사이에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가 열렸고, 이때 이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장관이 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냐'는 질문에 행안부 관계자는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계엄 선포 요건에 속하지 않아 내란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법조계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계엄 선포에 동의했다면 ‘내란죄 공범’이 될 수 있다. 또 계엄법상 국방부 장관 또는 행안부 장관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등의 상황일 때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의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이 장관 모두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후배로 핵심 측근이다.

이 장관은 계엄 선포 이후 밤 11시30분께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회의에 참석해 1시간가량 회의를 한 뒤, 현재까지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한 상태다. 이날 오전 행안부는 기자단에게 “금일 예정된 대설 피해지역 현장점검과 선감학원 사건 국가사과 일정은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애초 이 장관은 오늘 오후 경기도 이천시의 대설 피해 현장을 찾고, 경기도 안산시 선감학원 유해 발굴지에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과할 예정이었다.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였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