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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충격의 12월 3일'… 계엄령 선포가 가져온 혼돈의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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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다가오는 시각, 대한민국은 충격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2024년 12월 3일 밤 11시, 윤석열 대통령이 예고 없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전국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다. TV 화면 속 대통령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경직되어 있었다.

"북한 공산주의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반국가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가 언급한 '반국가 요소'는 검찰 수뇌부 탄핵과 예산안 거부를 추진해온 야당을 겨냥한 것이었다. 40년 전 군사독재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충격과 혼란의 시작

발표 직후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전개됐다. 군 병력이 국회의사당으로 진격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의원들에게 긴급 집결을 독려했다. 여의도 국회 앞은 순식간에 군과 의원들의 대치 현장이 되었다.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의 내용도 강력했다. 모든 정치활동이 금지됐고, 영장 없는 체포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문구는 섬찟했다.

정치권의 반발

국회는 곧바로 긴급 표결로 맞섰다. 300석 중 190명의 의원이 계엄령 반대표를 던졌다. 여당 의원 10여 명도 동참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잘못된 결정, 위법"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의 초대 법무부 장관이었던 그의 반대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시장의 즉각적 반응

금융시장은 더 신속하게 반응했다. 런던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7% 폭락했고, 미국에서 거래되는 한국 ETF도 6% 하락했다. 원화 가치는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3위 경제대국의 갑작스러운 정치적 불안정이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것이다.

최상목 기재부 장관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시장 안정화를 위한 비상대책이 논의되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앞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국제사회의 반응

바이든 행정부는 신중한 움직임을 보였다.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한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으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캠프 험프리스를 비롯한 주한미군 기지에 주둔 중인 4만여 명의 미군 장병과 가족들의 안전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캠브리지대 존 닐슨 라이트 교수는 이번 사태를 "전례 없는 과잉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야당이 북한과 사실상 연계되어 있다는 식으로 자격도 없는 방식으로 야당을 공격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 주한 대사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한국 내 교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시민들의 불안과 혼란

서울 거리는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였다. CNN 마이크 발레리오 기자는 "시민들이 가족들과 함께하기 위해 집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현장을 전했다. 1980년대 이후 처음 맞닥뜨린 계엄령의 현실 앞에서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민주주의의 위기

대한민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현대적이고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해 왔다. 합법적 시위는 일상이 되었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었으며, 라이벌 정치 진영 간에 평화적으로 권력이 이양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계엄령 선포는 그동안 쌓아온 민주주의의 토대를 흔들고 있다. 2022년 1% 포인트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내린 이 극단적 결정은,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갈등과 북한 핵 위협이라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2024년 겨울, 민주주의의 시계는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이 충격적인 하룻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글 : 손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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