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가운데) 대한체육회장이 21일 오전 체육회 노조원들이 규탄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올림픽회관에 출근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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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채용·금품 수수 등 여러 비위 혐의를 받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직무 정지 상태에서 체육회에 출근해 업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서 체육회를 방문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회장 집무실에서 2025 동계아시안게임 관련 업무 논의를 하고 이후 충북 진천선수촌까지 방문했다고 한다.
21일 대한체육회 노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대한체육회가 있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에 출근했다. 노조원 30여 명이 출근길에 ‘규탄 시위’를 벌였으나 이 회장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장 집무실이 있는 13층으로 올라갔다.
이 회장은 자녀 친구를 진천선수촌 직원으로 부정 채용하고, 후원 물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의 비위가 정부 조사 결과 드러나 경찰에서 혐의를 수사 중이며, 체육회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한 상태다. 이 회장은 직무 정지 조치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지만, 법원 판단이 아직 나오지 않아 직무 정지 조치가 유효한 상황이다. 회장으로서 체육회 업무를 봤다면 직무 정지 조치를 위반하는 것이다.
문체부 직무 정지 통보 이후 이 회장이 체육회에 출근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 회장은 IOC 위원 자격으로 올림픽회관을 방문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회장 집무실에 들어가 체육회 직원들을 불러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선수단장 선임 문제 등 체육회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후엔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장재근 선수촌장 등을 만나 마찬가지로 아시안게임 관련 논의를 했다고 한다. 진천에 근무하는 체육회 노조원들도 이 회장 규탄 시위를 벌였다.
체육회 노조는 “IOC 위원이 꼭 대한체육회에 방문해 업무를 할 일도 없을 뿐더러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한체육회장(NOC 위원장) 자격으로 IOC위원에 선임된 자가 회장 직무 정지 상태에서 IOC 위원 직위를 핑계로 내세우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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