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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AI가 선수 경기력 실시간 분석… 심판도 보고 감독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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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스포츠의 세계

앞으로 글로벌 종합격투기(UFC) 경기를 즐기는 관중들은 경기 중 선수의 움직임과 타격 횟수, 체력 소모 정도를 분석한 지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UFC 사무국이 지난 14일 “IBM과 손잡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플랫폼을 경기 중계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방대한 경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공하면서 관중의 몰입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UFC 측은 “경기 결과 및 승리 확률 또한 예측할 수 있어 경기를 보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도 자사 AI 비서 앱인 ‘에이닷’을 활용해 AI가 국내 골프 경기를 해설하고 샷 성공 확률 등을 예측하는 ‘’에이닷 골프’ 서비스를 추가했다.

스포츠에 AI가 속속 도입되며 경기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각 선수의 경기력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인간 심판들이 범할 수 있는 ‘휴먼 에러’를 AI 기술이 미세하게 잡아내기도 한다. 이 밖에 전술을 제안하거나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추천하는 스포츠 감독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축구, 야구, 풋볼, 골프와 같은 각종 스포츠가 AI 기술을 입고 진화하고 있다”며 “경기 중계에도 AI가 잇따라 도입돼 시청자들도 경기를 훨씬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AI가 활용되는 스포츠 시장은 2022년 22억달러에서 2032년 297억달러(약 41조원)로 연평균 30.1%씩 성장할 전망이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진경


◇AI가 심판도 보고 코칭도 한다

AI가 도입되면서 풍경이 크게 달라진 대표적 사례는 한국 프로야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3월 AI를 활용해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ABS)을 도입했다. 투수가 공을 던진 순간부터 고속카메라가 이를 촬영하면 이미지 처리 AI가 공의 위치값과 속도, 타격 위치를 계산하는 것이다. 초반에는 ABS 도입에 반대하는 선수와 감독도 있었지만, 공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2030 야구 팬들의 지지가 높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AI가 감독 역할도 한다. 스페인 축구 구단 세비야 FC는 올해 ‘스카우트 어드바이저’라는 AI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AI 및 데이터 플랫폼으로 영입 선수 발굴과 평가를 지원한다. 각 구단이 원하는 선수의 특징을 검색하면 AI가 관련된 선수 목록을 생성해 추천한다. 예를 들어 ‘빠른 드리블로 수비를 뚫는 기술이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를 찾는다’고 하면 이에 해당하는 선수 목록을 만들고 각 선수에 대한 보고서까지 요약해주는 식이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의 딥마인드는 영국 리버풀FC와 함께 축구 코너킥 전술을 짜는 AI ‘택틱AI’를 올 3월 공개했다. 상대팀의 강점과 약점, 선수 배치 등을 고려해 득점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하는 것이다. 딥마인드 측은 “택틱AI를 활용하면 슛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최고의 전술을 짤 수 있다”며 “리버풀FC의 전문가들은 AI 전술이 상대 수비팀의 약점을 정확히 찾아낸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선수 경기력 관리에 활용되는 AI

AI는 선수들의 경기력 관리에도 적극 활용된다. 미국프로농구(NBA)가 대표적이다. NBA는 카메라와 선수들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선수의 활동을 수집해 슛 정확도, 수비력, 리바운드까지 AI로 철저하게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토론토 랩터스는 선수들의 슈팅 폼과 패턴을 분석하는 AI 시스템을 도입해 선수의 슈팅 기술 향상에 활용한다.

이 밖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 미국풋볼리그(NFL)도 AI를 적극 활용한다. NFL은 올해 2월 AI 기술로 선수의 부상을 예측하는 ‘디지털 애슬릿’ 프로그램을 전면 도입했다. 경기장 주변에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해 날씨, 훈련 유형 등에 따라 수집한 선수별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각 선수가 어떻게 움직일 때 특정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파악해 이를 예방하는 기술이다. NFL은 “AI와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해 선수 부상을 줄이고 최상의 경기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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