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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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막바지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현재까지 실적을 내놓은 상장사 3곳 가운데 1곳이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 법인세수 결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사 3곳 중 1곳 어닝쇼크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전망치)를 내놓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지난 7일까지 3분기 연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모두 165곳이다. 이 가운데 57곳(34.6%)의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10% 이상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어닝쇼크는 아니더라도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낮게 나온 기업은 30곳(18.18%)이며 적자 확대 또는 적자 전환한 기업은 15곳(9.09%)이다.
반면, 시장 추정치를 넘는 영업이익을 낸 상장사는 63곳(38.18%)에 그쳤다. 이 가운데 36곳(26.67%)만이 전망치를 1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조사대상 상장사 165곳의 3분기 영업이익 실적치와 추정치는 각각 47조2353억원, 50조1516억원으로 그 차이가 약 2조9천억원(5.8%) 남짓 났다. 어닝 쇼크를 기록한 상장사 57곳만 좁혀보면 실적치와 추정치 간 차이는 약 3조4천억원(20.6%)에 이른다.
영업이익 실적치와 추정치 간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기업은 반도체 관련 상장사였다. 반도체 및 통신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를 만드는 심텍(-95.9%)이 조사 대상 상장사 중 실적치와 추정치 간 괴리가 가장 컸으며 시총 1위인 삼성전자도 괴리율이 14.7%에 이르렀다. 원익머트리얼즈(-33.7%)와 해성디에스(-42.4%)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의 실적 괴리도 두 자릿수에 이르렀다. 추정치(187억원)보다 92.7% 작은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도 실적 괴리율이 높았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도 적자가 예상보다 확대됐다.
내년에도 법인세수 비상
조사대상 상장사 중 3분의 1이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절반 남짓(약 62%)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당장 내년 법인세수에 비상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2025년 예산안’에서 내년에 걷힐 법인세수를 88조5천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는 올해 법인세수가 약 15조5천억원 결손이 날 것으로 보고 재추계한 추정값(약 62조2천억원)보다 약 26조3천억원 더 많다. 반도체 등 주요 기업이 속한 업종의 경기가 급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세수 전망을 올려잡은 셈이다.
이런 까닭에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부진은 내년 법인세수도 정부 예상보다 덜 걷힐 공산이 커 보인다. 특히 상장사들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좋은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비상장 기업들의 실적은 좀 더 부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낙관적 경제 전망과 그에 따른 세수 결손, 나아가 파행적 재정 운용이 내년에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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