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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입법·사법·행정 모두 ‘보수’… 트럼프 2기 동력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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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트럼프 시대] 美 권력 지형 한쪽으로 기울어져

조선일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6일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등장에 박수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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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이어 공화당이 의회 권력까지 석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대선과 함께 치른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민주당 우위였던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고, 하원에서도 종전의 우위를 유지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로써 미국의 입법·사법·행정 권력이 동시에 공화당 쪽으로 급격히 기울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체 100석 중 34석을 교체한 상원 선거 결과, 공화당은 과반인 최소 51석을 차지해 다수당이 됐다. 지금까지는 민주당이 51석(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 공화당이 49석이었는데 뒤집힌 것이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는 원래 민주당 소속이었던 조 맨친(무소속) 의원이 현 바이든 행정부와 갈등을 빚다 탈당하는 소동 끝에 공화당 짐 저스티스 주지사가 낙승을 거뒀다. 석탄 산업의 중심지인 웨스트버지니아는 탈(脫)탄소를 강조한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오하이오에선 사업가 출신 공화당 버니 모레노 후보가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상원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공화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텍사스에서도 테드 크루즈 현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추격을 뿌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내각 및 사법부의 많은 요직 임명에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원을 장악하는 것은 차기 대통령이 자신의 의제를 실행할 행정부를 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진경


435석 전체를 새로 뽑은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접전 끝에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6일 오후 8시(한국 시각) 기준으로 공화당이 196석, 민주당이 176석을 각각 확보했다. 공석 3석을 제외하고 공화당이 220석, 민주당이 212석인 현재의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상원을 공화당이 탈환하고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할 경우 미국 역사상 최초로 상·하원의 구도가 동시에 역전되는 ‘더블 플립’이 발생하는 상황이었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2기’가 각종 정책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1기 시절이었던 2018년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은 상원에서 53석을 얻어 민주당(45석)에 앞섰지만, 하원에선 199석에 그쳐 민주당(235석)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에 따라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의회에서 민주당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을 겪었다. 이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선거 기간 강조해 왔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 관세 부과, 국경 통제 강화, 반도체 지원법을 비롯한 바이든 정부 정책에 대한 재검토 및 조정 등을 거침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이 대선과 연방 의회 선거를 싹쓸이하면서 견제 장치가 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사법부를 상징하는 연방 대법원은 현재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이다. 보수 우위의 대법원은 낙태권을 헌법적 권리로 보장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인 2022년 폐기하는 등 미국 사회를 점차 보수화시켰다고 평가받는다. CNN은 “트럼프는 대법원의 우경화를 공고히 하고, 국내 정책에 대한 행정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미국이 전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바꿀 극적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종 개표 결과, 공화당이 하원을 내준다 해도 상원에서 확보한 우위가 트럼프에겐 ‘안전판’이 될 수 있다. 상원은 하원에서 가결된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을 부결할 수 있다. 실제 트럼프는 재임 기간인 2019·2021년 두 차례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됐지만 모두 상원에서 부결된 바 있다.

미국의 각 주를 대표하는 상원은 50주에서 임기 6년의 의원을 2명씩 선출하고, 2년 간격으로 3분의 1씩 선거로 교체한다. 조약 비준, 파병, 고위 공무원 임명 등을 승인하는 권한을 가지며 부통령이 의장을 겸한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하원은 주별로 인구에 따라 선거구를 나눠 총 435명으로 구성되고 2년마다 전체를 교체한다. 세입·세출에 대한 입안, 정부의 예산 법안에 대한 우선 심의권 등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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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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