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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사설] 與圈 모두 불안, 대통령은 위기감 느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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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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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에 대한 건의를 담은 입장문을 냈다.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12명의 여당 시·도 지사는 “집권 세력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국민과의 소통 및 국정 쇄신”을, 한 대표에게 “당정 일체와 당의 단합”을 부탁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탄핵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온 당부였을 것이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도 비공개 회의를 갖고 명태균씨 녹취록과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여당의 주류인 영남권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주된 내용은 대통령이 여러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해명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인사 조치를 포함한 쇄신안을 빨리 발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이 기회를 놓치면 나라가 큰 나락에 빠진다”고 했다. 그만큼 여권 전체가 총체적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작 당사자인 윤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일 새벽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달 중이나, 10일이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 아닌가”라며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달 중” 하겠다는 것은 그리 급하지 않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4일 국회에서 있을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부터 매년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예산안을 설명했는데, 11년 만에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으로는 처음 지난 9월 국회 개원식에 가지 않았던 일까지 겹쳐 ‘불통’ 이미지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재·보궐 선거 후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승리한 부산 금정구의 범어사를 방문해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했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도 했다. 어떤 어려움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야당의 모욕적 언사나 행태를 참기 싫어서 국민에게 국정을 설명하는 자리에도 안 나가겠다고 한다. 무슨 돌을 어떻게 맞고 가겠다는 것인가. 여권 전체가 위기감을 호소하며 불안해하고 있는데 대통령 한 사람만 못 느끼는 것인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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