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자신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대기업들에 의해 빠르게 모방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이러한 도전 과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남성 건강 및 웰빙 제품 전문 기업 ‘힘스(Hims)’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7년에 설립된 Hims는 DTC(Direct to Customer, 소비자 직접 거래) 형식의 의약 전자상거래 회사로, 24시간 온라인 의사 상담 및 의약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남성용 발모제와 성기능 장애 치료제를 시작으로 현재는 심혈관 건강, 정신 건강, 체중 관리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Hims는 설립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2021년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라이 릴리(마운자로 제조사)와 노보 노디스크(위고비 제조사)가 올해 선보인 체중 감량 주사제는 출시 직후부터 높은 수요를 보이며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Hims는 대형 제약사 브랜드 가격의 15~20% 수준으로 책정된 GLP-1 계열 조제약을 출시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법규는 공급 부족 상황에서 제조업체가 특정 조건 하에 조제약을 제조하여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Hims와 같은 기업들이 대형 제약사들의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Hims는 어떻게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기존 제약회사에 도전할 수 있었을까요? 그 성공 비결은 선점 우위, 브랜딩, 리버스 포지셔닝이라는 세 가지 전략을 각 단계에 맞게 유연하게 활용한 것에 있습니다.
Source: Hims |
선점 우위: 기회를 선점하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다.
신생 기업은 제한된 자원으로 초기에 시장 적합성을 확보하고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Hims는 시장 상황에 걸맞는 접근으로 빠르게 자리잡은 사례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전자 의료법 완화로 의사들이 온라인으로 진료를 보고 일부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일부 성기능 장애 치료제와 탈모 치료제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저렴한 대체 제품 출시가 가능해졌죠.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를 포착한 Hims는 전통적인 의료계가 간과하고 있던 영역에 신속하게 진출했습니다. 성기능 장애나 탈모와 같은 민감한 건강 문제는 원격 의료 서비스에 특히 적합한 것으로 판단한 겁니다. 이 접근 방식은 대면 진료의 불편함을 피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프라이버시 요구를 충족시켰습니다. 특히 젊은 층의 프라이버시 욕구를 정확히 파악한 점이 주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Hims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젊은 고객층을 대거 유치하며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제한된 자원을 가진 신생 기업이 어떻게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성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Source: Hims |
브랜딩: 시장 입지 강화 및 브랜드 영향력 구축
Hims의 차별화 전략은 제품 디자인에서 두드러집니다. 회사는 웹사이트부터 제품 패키징까지 핑크 톤의 심플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일관되게 적용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의 의약품을 보다 친근하고 매력적으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광고 전략에서도 Hims의 접근이 돋보입니다. 회사는 성기능 개선제와 같은 민감한 제품을 홍보하면서도 유머와 세련된 브랜드 톤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줄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일례로, 성기능 장애를 부드러운 선인장으로 비유한 광고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Hims는 기존에 불편하게 여겨졌던 의료 제품들을 일상적인 건강 관리 제품으로 성공적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Source: Hims |
리버스 포지셔닝: 전통을 뒤집고 시장 규칙을 재정의하다.
Hims는 ‘리버스 포지셔닝’ 전략을 채택해 기존 의료 서비스 제공 방식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리버스 포지셔닝은 신규 진입 기업이 기존 업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선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시장의 규칙을 재정의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기존 기업들을 딜레마에 빠뜨리는데, 새로운 모델을 따라하면 기존 사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이 있죠.
Hims의 혁신은 체중 관리 서비스 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전통적인 체중 관리 서비스가 대면 상담, 고비용 처방, 복잡한 보험 절차를 포함하는 반면, Hims는 직접 소비자(D2C)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 모델은 온라인을 통해 상담과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대면 진료와 보험 청구에 의존하는 기존 의료 서비스 업체들에 직접적인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Hims의 접근법에 일라이 릴리는 저가 체중 감량제를 출시하는 대응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전통 기업들은 여전히 기존 모델을 고수하며 새로운 모델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Hims와 같은 신생 기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힌 Hims는 더 나아가 수직 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Hims는 제약회사인 니바젠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여 일부 제품의 자체 생산 능력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Hims가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진정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현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Hims의 사례는 디지털 기술과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이 전통적인 산업 구조마저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Source: Hims |
매트 첸(Matt Cheng) 체루빅 벤처스 매니징 파트너, 아워송 코파운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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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외부기고(contribution@plat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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