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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BLT칼럼] 2024 노벨 물리학상과 인공지능 기술의 특허 적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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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텀

2024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홉필드(좌), 제프리 힌튼(우), 출처 :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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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벨상, AI시대를 확인하다

노벨위원회는 202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 제프리 힌튼을 선정하면서, 세상은 다시 한번 AI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인류 지성의 최고봉으로 여겨지는 노벨상, 그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순수과학 분야에 수여되어 온 물리학상이 AI 분야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AI는 과학계의 가장 보수적인 영역까지 정복하며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노벨 위원회는 이들의 업적을 “물리학과 컴퓨터 과학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의 학습 과정을 모방한 인공신경망 연구를 통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발전시킨 공로”라고 설명했습니다. 존 홉필드는 ‘홉필드 네트워크’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창안하여 AI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제프리 힌튼은 인지심리학과 컴퓨터 과학을 접목, ‘딥러닝’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 AI를 실용적인 도구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처럼 노벨상이라는 권위 있는 무대에서 AI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단순히 과학적 성과를 넘어 인류 문명의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합니다. 특히 변리사로서, 이번 수상은 AI 기술의 핵심인 알고리즘의 특허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고, AI 혁신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AI 알고리즘 보호에 아쉬웠던 각국의 특허실무

특허는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을 보호합니다. 하지만 AI 알고리즘은 그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특성으로 인해 특허 심사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AI 알고리즘의 가치를 특허라는 틀 안에 가두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미국 특허법 35 USC 101은 발명의 성립성을 규정하고 있지만, Alice 판례의 Mayo test는 기술이 자연법칙보다 “훨씬 더 많은” 구성요소의 특징을 요구하며, 그 기준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즉, AI 알고리즘이 단순히 수학적 공식이나 알고리즘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은 단순히 픽셀 값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특정 객체를 식별하고 분류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특허로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유럽 EPC Art. 52에서는 발명의 성립성을 규정하고 있지만, “추상적인 아이디어”는 특허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즉, AI 알고리즘이 컴퓨터 기술 분야에서 구체적인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은 단순히 문장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기계 번역, 감정 분석, 챗봇 등과 같은 실질적인 기능을 구현해야 특허로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각국 특허청의 태도로 인해, 실제 특허 실무에서는 AI 알고리즘 자체를 특허로 출원하기보다는, 이를 구현하는 장치나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알고리즘의 본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AI 발명을 특허로 보호하기 위해, 순수한 알고리즘을 청구항에 포함시키는 대신, 이를 실행하는 컴퓨터 장치나 시스템을 청구항에 포함시키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과거에는 AI 알고리즘을 저장하는 매체로서 기록장치를 청구항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보편화된 오늘날, 기록장치 중심의 청구항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AI 특허 출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AI 알고리즘의 특허 성립성을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이 부재하여 심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기존 소프트웨어의 “rule-based”와 달리, 머신러닝 기반의 AI는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특허 심사관이 발명의 핵심 요소를 파악하고 그 기술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처럼 AI 알고리즘은 특허 심사의 딜레마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고 AI 특허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2024 노벨상, AI 알고리즘의 특허 적격성을 시사하다.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AI 알고리즘의 특허 성립성에 대한 논쟁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합니다. 노벨 위원회는 수상자들의 업적을 설명하면서 “그들은 물리학을 이용하여 인공신경망을 훈련시켰다(They trained artificial neural networks using physics)”라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AI 알고리즘 개발에 물리학, 즉 자연법칙이 적용되었음을 의미하며, AI 알고리즘이 단순한 추상적인 아이디어가 아닌, 특허법상 “발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Using physics”부분은 AI 알고리즘이 물리적 세계와 상호 작용하고, 물리 법칙에 기반하여 학습하고 진화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홉필드 네트워크는 물리적인 시스템의 에너지 최소화 원리를 이용하여 동작하며, 딥러닝 알고리즘은 인간 뇌의 신경망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부분입니다.

또한 노벨 위원회의 발언은 AI 알고리즘이 자연법칙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AI 알고리즘이 단순히 수학적 계산이나 논리적 추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의 법칙을 반영하고 활용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AI 알고리즘의 특허 성립성 판단 기준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금까지는 뛰어나고 차별성 있는AI 알고리즘의 추상성을 이유로 특허 출원이 거절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 노벨 위원회의 입장은 AI 알고리즘이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임을 인정받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2024노벨상 이후의 기대되는 AI특허의 변화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AI 알고리즘의 특허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는 AI 기술의 발전과 혁신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AI 알고리즘의 특허 성립성 인정 기준이 완화된다면, AI 및 소프트웨어 특허의 출원과 등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AI 기술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연구 개발을 활성화하여 궁극적으로 AI 생태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입니다.

또한 불필요한 구성요소나 장치적 표현으로 AI 알고리즘의 기술적 내용을 흐리게 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청구항은 더욱 간결하고 명확해질 것입니다. 불필요한 부분은 생략 내지 삭제되고 특허 청구항은 핵심적인 알고리즘을 선명하게 드러낼 것입니다. 이는 특허의 권리 범위를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즉, 학습 및 추론 알고리즘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기재함으로써, AI 특허는 더욱 강력한 권리 보호 수단이 될 것입니다. AI 특허는 기술 침해로부터 발명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술발전을 촉진할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AI 특허는 기술 이전, 라이선싱, 투자 유치, M&A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마치 다용도 도구처럼, AI 특허는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전략적인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번 수상은 AI 알고리즘이 물리학의 범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높입니다. 즉, 소프트웨어 발명의 특허 성립성 기준이 완화될 가능성이 열린 것입니다.

AI 기술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특허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무기입니다. AI 특허를 통해 기술을 보호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AI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AI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으며, 특허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줄 열쇠가 될 것입니다.

-원문 : 2024 노벨 물리학상과 인공지능 기술의 특허 적격성
-글 : 특허법인 BLT 박기현 변리사

글: 외부기고(contribution@plat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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