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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32] 미슐랭 가이드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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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ke ‘The Ride’(2011)

조선일보

드레이크


음식을 주제로 다루는 영상 콘텐츠는 이미 오래전부터 동서양 지상파 매체의 예능·교양 분야의 주축 프로그램이었다. 한 사회의 평균 소득이 올라갈수록, 가족 제도가 핵가족화할수록 음식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강력해진다. ‘살기 위해 먹었던’ 빈곤의 터널을 지나면 ‘먹기 위해 사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신되는 것이다.

그리고 유튜브라는 영상 플랫폼이 세계를 통합하면서 이제는 ‘자극하(받)기 위해 먹는’ 엽기적인 ‘먹방’이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출현하고 사라진다. 음식 영상물의 최대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가성비에 있다. 비교적 낮은 제작비로 대중적인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재가 음식인 것이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흑백요리사’는 이 가성비 원칙을 뛰어넘는 100억원 내외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라고 할 만하다. 이 프로그램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18국에서 톱10에 진입하며 국내외적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비싼 음식에 익숙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도 반복적으로 주입된 용어가 있다면 아마도 ‘미슐랭 가이드의 별’일 것이다. 프랑스의 한 타이어 회사가 100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레스토랑 안내 책자를 배포하면서 시작된 이 전설적 식당 평가는 1926년 별점 등급을 매기면서 폭발적 신뢰를 쌓게 되었다. 미슐랭이 부여하는 별은 세계 모든 요리사의 꿈이며 미식가들의 오리온 성좌다. 그리고 동시에 이 고유명사는 부와 명예의 상징이다.

캐나다 출신의 래퍼 드레이크의 2집에 실린 이 노래에도 성공의 한 증표로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의 실명이 나온다. “넌 날 이해 못 할 거야 모든 사람들이/널 사랑한다고 하기 전까진, 근데 그건 사랑이 아니야/넌 나파 밸리의 ‘프렌치 론드리’에서 저녁을 먹어/가리비와 돌체앤드가바나 선글라스, 너한테 딱 어울리지(You won’t feel me until everybody/Say they love you, but it’s not love/And you do dinners at French Laundry in Napa Valley/Scallops and glasses of Dolce, that shit’s right up your 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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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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