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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승점 6짜리 경기” 홍명보호, 이라크 잡고 월드컵 본선행 5부 능선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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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홍명보(55) 축구 대표팀 감독이 선임됐을 때 축구 팬들이 반발했던 이유 중 하나는 “대한축구협회가 능력 있는 외국인 감독을 뽑겠다고 시간을 끌어놓고 결국 돌고 돌아 홍명보냐”는 것이었다. 홍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미 한 차례 실패(1무 2패·조 최하위)했던 감독이기 때문. 당시 축구협회가 유력 후보로 두고 실제 협상까지 했던 지도자 중 하나가 스페인 대표팀 수석 코치 출신 헤수스 카사스(51·스페인) 현 이라크 감독이었다.

공교롭게도 홍 감독 다음 상대는 카사스다. 한국은 15일 오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 월드컵 3차 예선 B조 4차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에서 ‘약체’ 팔레스타인과 비기고, 선임 과정 논란으로 국회에 불려가기까지 하며 굴욕을 당했다. 그러나 중동 원정으로 치른 오만전과 요르단전을 연이어 이기면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상황. 홍 감독은 지금 자기 자리에 있었을지 모르는 카사스를 상대로 자신이 선택받은 이유를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 승리한다면 월드컵 본선행 5부 능선을 넘을 수 있지만, 진다면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한국과 이라크는 B조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란히 2승 1무로 승점 7을 쌓았다. 한국(5득점 1실점)이 골 득실에서 앞서 1위, 이라크(2득점 0실점)가 2위다.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기 때문에 이 경기를 이기면 남은 6경기를 편하게 치를 수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은 한국이 23위로, 이라크(55위)보다 우위다. 역대 상대 전적도 9승 12무 2패로 앞선다. 마지막으로 진 게 40년 전 1984년 LA 올림픽 최종 예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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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상훈


홍 감독과 ‘임시 주장’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는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 기자회견에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홍 감독은 “우리와 승점이 인접한 팀과 하는 중요한 경기다. 강한 상대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며 “요르단전 승리로 우리 선수단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홈에서 2위 팀과 하는 승점 6짜리 경기”라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기면 가장 좋지만, 우선은 결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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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을 하루 앞둔 한국-이라크 대표팀이 14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왼쪽은 김민재와 이승우. 오른쪽은 이라크 장신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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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32·토트넘)과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부상으로 빠진 한국은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을 비롯, 오현규(23·헹크)·배준호(21·스토크시티) 등 요르단전 승리를 이끌었던 ‘젊은 피’ 선수들에게 기대를 건다. 오현규와 배준호는 요르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2대0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합작한 바 있다. 배준호는 ‘손·황’이 빠진 왼쪽 측면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황희찬, 엄지성(22·스완지시티) 대신 대표팀에 합류한 이승우(26)와 문선민(32·이상 전북)은 후반 ‘조커’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대체 자원들이 얼마큼 해주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던 대로 조직적으로 공격을 하겠다”고 했다.

이라크는 자국 간판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28·알코르SC)을 앞세워 일격을 노린다. 후세인은 당초 갈비뼈 부상과 소속 팀 반대로 10월 2연전 차출이 무산될 위기였으나, 경기 출전에 문제없다는 진단을 받은 데다 본인이 강한 출전 의지를 보여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189㎝ 장신 스트라이커로 몸싸움에 능하고 골 결정력도 뛰어나다. A매치 77경기 28골을 기록 중이며, 지난 아시안컵에선 16강전까지 4경기를 뛰면서 6골을 넣었다. 지난 11일 팔레스타인전에서도 1대0 승리를 만드는 결승 골을 책임졌다. 김민재, 조유민(28·샤르자) 등 한국 수비진이 그를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가 관건이다. 김민재는 “두세 차례 상대해봤는데 제공권에 강점이 있고 공격수인데도 끈질기게 뛰는 선수”라며 “크로스 상황에서 후세인이 세컨드 볼을 떨궈주는 것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홍 감독은 “일차적으로는 그 선수에게 공이 가는 걸 적절하게 제어해야 한다”고 했다.

[용인=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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