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의 아버지' 2인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
유명 노벨상 예측 연구소도 "AI는 시기상조" 판단,
"인간 삶 윤택하게 한다면 노벨상 가치" 반전 결과
202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분자생물학부 교수 (왼쪽),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컴퓨터과학부 교수/사진=위키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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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물리학상이 AI(인공지능) 분야에서 탄생하자 물리학계에서는 "예상치 못했다"면서도 "노벨상의 취지에 걸맞은 수상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AI 연구는 유서 깊은 물리학계에서 비교적 '신생' 연구에 속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분자생물학부 교수(92세)와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컴퓨터과학부 교수(78세)를 선정했다. AI의 기반이 된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적 발견과 발명을 이룬 공로다.
그간 노벨물리학상이 천체물리, 입자물리 등 '전통적' 물리 연구에 주어졌던 사례를 생각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벨상 수상자를 예측해 온 클래리베이트 과학정보연구소는 노벨상 발표에 앞서 생성형 AI '알파폴드(AlphaFold)'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를 노벨상 후보로 지목하면서도 "보수적인 성향의 노벨 위원회가 AI 분야를 수상자로 선정하는 건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조동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노벨상은 인류에 크게 기여한 연구에 주어지는 상인 만큼, 산업 기반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면 높은 학문적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노벨위원회가) AI의 시작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물리학자인 홉필드 교수까지 다다를 줄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홉필드 교수는 머신러닝의 최초 기반이 된 '홉필드 모델'을 만든 물리학자다. 뇌가 정보를 기억하는 메커니즘을 뉴런(신경세포)의 연결 그래프로 표현했다. 이른바 최초의 '인공신경망'이다.
이를 실제 AI에 적용할 수 있게 한 인물이 힌튼 교수다. 1985년 힌튼 교수는 홉필드 모델을 기반으로 한 '볼츠만 머신'을 제안했다. 볼츠만 머신은 거대한 원본 데이터 속에서 컴퓨터가 정확히 필요한 데이터만 찾아낼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구성했다. 덕분에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줄어든 데다, 계산 속도도 빨라졌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조정효 서울대 물리교육과 조교수는 "여러 AI 대가 중에서도 홉필드 교수와 힌튼 교수가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건 이런 조합 때문"이라고 봤다. 조 교수는 "특히 힌튼 교수는 인공신경망 연구가 외면받던 시절에도 꾸준히 연구를 이어갔고, 이를 기반으로 AI의 '돌파구'가 되는 기발한 성과들을 배출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노벨상 수상자는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 4000만원)을 나눠 받게 된다. 7일 노벨생리의학상으로 시작된 노벨상은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으로 이어진다. 시상식은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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