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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단독] 이주호, 교육부 공무원이 교과서 써도 된다더니 3명 ‘경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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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2개정 교육과정 적용으로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쓰일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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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교육부 공무원 가운데 3명이 ‘교과서 도서 출판 관련 겸직 미신고’로 경고 혹은 주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여해 교육부 직원도 교과서 집필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과 배치되는 조치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교육부를 통해 제출받은 ‘교과서 집필과 관련한 최근 3년간 교육부 공무원 겸직 금지 의무 위반 내역’을 보면, 교육부 소속 공무원 3명이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으나 미신고해 교육부로부터 경고 혹은 주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금지대상 영리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직무를 겸할 때 소속 기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해 논란이 된 김건호 교육부 장관 청년보좌역을 포함해 2명의 교육연구사로 각각 초등학교 3~4학년군 과학, 초등학교 3~4학년군 영어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다. 이들 가운데 과학 교과서 집필자는 교과서 관련 업무를 하는 교육콘텐츠정책과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무원들은 모두 현재 집필진에서 자진 사퇴했다.



교육부는 지난 9월 내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서 쓰일 2022 개정교육과정 교과서 검정절차를 마무리했고, 현재 각 학교에선 교과서 선택을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학력평가원이라는 출판사가 출원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교육부 장관 청년보좌역으로 있는 김건호씨가 집필진으로 참여한 것이 확인됐다.



이날 열린 국회 교육위 국감에서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하자 이 장관은 교육부 직원도 교과서 집필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야당 의원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안내 자료에 교육부 직원이 역사교과서 저자가 될 수 없다고 쓰여 있다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안내 자료에 앞서 나온 평가원의 공문 내용을 들며 “안내 자료보다 공고가 더 효력이 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지난 9월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역사 교과서 관련 현안 질의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저작자 공고문에는 교육부 직원이 안 된다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과서 집필자의 자격 기준이 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공고문과 검정신청 안내 자료집을 살펴보면 개정교육과정마다 관련 내용이 들쭉날쭉하게 기재돼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2007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검정 신청 안내 자료집을 보면 집필 자격 기준에 ‘검정신청일 현재 교육부 및 검정 심사 기관 소속이 아닌 자’라는 문구가 쓰여있지 않다. 하지만 2009·2015 개정교육과정 검정 실시 공고와 검정 신청 전에 나오는 안내 자료집에 보면 문구가 모두 포함돼 있다. 그런데 2018·2022 수정교육과정에는 검정실시 공고에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검정신청 안내 자료집에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해 고 의원은 “교육부 공무원이 교과서 저자로 참여하면 이해충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교과서 저자로 참여할 수 없도록 고시 정비가 신속히 이뤄져야”하는 한편, “문제가 드러난 한국학력평가원 역사교과서 검정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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