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라임 술 접대 검사’ 술값 100만원 넘을듯…계산 다시해야”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원심은 재판에 넘겨진 나아무개 검사에 대한 향응 금액이 100만원을 넘기지 않아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참석 경위와 머문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1인 접대 비용이 100만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과 나 검사, 이아무개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나 검사는 2019년 7월 서울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 등에게서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술자리에는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 나 검사를 포함한 검사 3명이 참석했다. 중간에 청와대 행정관 등이 합류하기도 했다. 검찰은 술값 총액 481만원과 밴드 및 유흥접객원 비용 55만원을 참석자 수에 맞춰 나누는 방식으로 나 검사가 접대받은 액수를 114만원으로 계산했다. 밴드와 유흥접객원이 오기 전 자리를 뜬 2명의 검사 접대 비용은 1인당 100만원 미만(96만원)이라는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1·2심은 중간에 잠시 술자리에 들른 청와대 행정관 몫까지 고려해 나 검사가 접대받은 금액이 94만원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술자리가 나 검사에게 향응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것인데 청와대 행정관 등은 개인적인 친분으로 우연히 술자리에 머문 것에 불과하다”며 “(나 검사가) 제공받은 향응 가액이 100만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상당한데도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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