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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쩐의 전쟁' 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4일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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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고려아연 지분구조/그래픽=김현정


10월 4일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운명의 날'이다. MBK·영풍은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데, 고려아연이 MBK·영풍보다 더 높은 가격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날 주주들이 MBK·영풍과 고려아연, 누구 편에 서느냐에 이번 '쩐의 전쟁' 결과가 달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4일부터 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한다. 취득 예정주식 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 수의 15.5%인 320만9009주다. 가격은 주당 83만원, 총 취득 규모는 약 2조7000억원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베인캐피탈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베인캐피탈의 최대 취득예정 주식수는 발행주식 총수의 2.5%인 51만7582주다. 취득 규모는 약 4300억원이다. 즉 4일부터 고려아연과 베인캐캐피탈이 총 3조10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18% 취득을 목표하는, 공개매수를 시작하는 것이다. 자사주 공개매수는 오는 23일까지 20일간 진행된다.

동시에 4일 MBK·영풍의 공개매수는 종료된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공개매수 목표는 고려아연 발행주식 총수의 7%~14.6%인 144만5036~302만4881주다. 이들은 처음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했으나, 고려아연 주가가 치솟자 75만원으로 가격을 상향했다. 취득 규모도 약 1조~2조3000억원으로 조정됐다.

관전 포인트는 4일 MBK·영풍이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 이상을 확보할 지 여부다. 7%는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마지노선이다. 따라서 MBK·영풍이 확보한 지분이 7% 미만이면, 이들의 공개매수는 실패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도 어려워진다. 7% 이상이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주당 83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MBK·영풍의 공개매수를 무산시키기 위해서다. 최윤범 회장도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저희의 1차적인 목표는 MBK·영풍의 공개매수를 저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4일 MBK·영풍 공개매수 참여를 취소하거나, 4일까지 이들을 선택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운명의 날'을 앞두고 이들의 신경전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 지난 2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또다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동시에 자사주 공개매수에 찬성한 고려아연 이사들을 형사 고소했다.

고려아연은 3일 입장문을 내고 "가처분 신청은 영풍이 공개매수 절차에 혼란을 야기함으로써 투자자들로 하여금 MBK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응하게 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영풍이 고려아연 주가를 낮추기 위해 재탕 가처분 신청을 의도적으로 오남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반박했다.

MBK·영풍이 4일 공개매수 가격 추가 인상을 결정해 싸움이 보다 장기화하고 격화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이들의 공개매수는 10일 연장돼 14일까지 실시된다. 이 경우, 고려아연도 추가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그분(영풍의 강성두 사장)이 대응하시면 우리도 대응하겠다"고 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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