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1살도 안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크리스 오버먼. /비즈니스인사이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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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한 살도 안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외국인 부부가 보육비로 한 달에 400달러(약 53만원)만 내면 된다는 것은 큰 혜택이라고 밝혔다.
18일(현지 시각) 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크리스 오버먼과 아내는 현재 생후 10개월인 아들을 데리고 2개월 전 한국 서울로 이사했다. 오버먼은 2년마다 나라를 옮겨 다녀야 하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2019년부터 오버먼의 고국인 네덜란드에서 중국 베이징·상하이, 이라크 아르빌을 거쳐 한국으로 이사했다. 이들 부부는 약 10개월 전 첫 아이를 낳아 낯선 환경에서 아들을 양육하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저렴한 보육비가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오버먼이 서울에 대해 처음 느낀 인상은 주거비와 식비가 꽤 비싸다는 점이었다. 그는 야외 공간이 딸린 침실 3~4개짜리 주택에 한 달 4500달러(약 600만원)~5000달러(666만원)가 든다는 점을 고려해 호텔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반면 보육 비용은 상당히 저렴하다고 전했다. 부부는 생후 12개월 미만인 아기를 하루 8시간(오전 9시~오후 5시) 돌봐주는 보육 시설에 약 406달러(54만원)를 내고 있다고 했다.
비용은 생후 12개월의 경우 한 달에 357달러(47만원), 생후 24개월의 경우 296달러(39만원)로 낮아진다. 비영리단체 ‘차일드 케어 어웨어(Child Care Aware)’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 자녀의 연간 평균 보육 비용은 2023년에 1만1000달러(1465만원)가 넘었고, 한 달로 치면 약 965달러(128만원)였다. 오버먼은 매체에 “한국에서는 풀타임(8시간) 보육 비용이 정말 저렴하다”고 했다.
지난 2월에 발표된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 30개국 중 한국의 보육비는 5번째로 저렴했다. 미국과 네덜란드는 각각 29위와 22위를 차지했다. 이는 OECD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국가에서 두 자녀를 둔 부부의 평균 육아 비용을 추정해 이를 동일한 프로필을 가진 부부의 평균 합산 임금과 비교해 나온 결론이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보육비가 전부는 아니다. 중국의 한 싱크탱크가 지난 2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8세까지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총비용은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로 높았다. 학원이나 과외 같은 비싼 사교육이 서울에서 육아 비용을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였다.
이로 인해 많은 한국인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고, 지난 20년 동안 한국 정부는 보육 보조금을 포함해 저출산 정책에 수조원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한국인들은 재정적인 이유로 아기 낳기를 망설이고 있다.
오버먼은 “한국에서는 저출산 때문에 일부 보육 시설이 수요 부족으로 문을 닫아야 했으며, 남아 있는 보육 시설도 대기자 명단이 길어졌다”며 “다행히 우리는 대기 기간이 너무 길지 않아서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오버먼은 “한국에서 아이가 커갈수록 양육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때쯤 우리 가족은 이미 다른 나라로 이주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는 당장의 보육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고 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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