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금광지구대 조혜진 순경, 야근 후 귀갓길에 발견 12시간 만에 가족 품에
(성남=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어, 저 할아버지는…."
지난달 15일 오전 6시 30분께 야간근무를 마치고 교대한 뒤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경기 성남중원경찰서 금광지구대 조혜진 순경에게 특이한 장면이 목격됐다.
밤샘근무의 피로감에 연신 하품하던 중 차창 밖으로 뒷모습이 눈에 익은 한 노인을 발견한 것이다.
노인은 왕복 8차선 도로 사이 교통섬을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었다. 노인은 걸음이 힘에 부치는 듯 도로 안전봉을 잡고 숨을 돌리는 듯하더니 이내 차들이 달리는 도로 위로 위태롭게 걸음을 옮겼다.
조 순경은 곧바로 전날 근무 중에 받았던 무전을 떠올렸다. 금광지구대에는 전날 오후 6시 30분께 "치매 증세가 있는 남편 A(78) 씨와 함께 마트에 왔는데 물건을 고르는 사이 남편이 사라졌다"는 내용의 실종신고가 접수됐었다.
경찰은 최단시간 내 출동 지령인 '코드1'을 발령하고 마트 주변에 대한 수색과 탐문 수사를 진행했다. 조 순경 역시 A씨의 인상착의를 숙지하고 수색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진 수색에도 끝내 A씨는 발견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A씨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노인이 이른 아침 퇴근길 버스에 타고 있던 조 순경의 눈에 띈 것이다.
조 순경은 곧바로 지구대에 연락해 A씨의 인상착의를 다시 보내달라고 한 뒤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해 A씨를 향해 다가갔다. 넘겨받은 사진을 통해 도로 위 노인이 A씨임을 확인한 조 순경은 A씨를 인도 쪽으로 오게 한 뒤 동료 경찰관들이 올 때까지 보호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당시 상황이 담긴 버스 블랙박스 영상 등을 3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조 순경은 "평소 '최고가 아니더라도 일 인분을 하는 경찰이 되자'는 걸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며 "할아버지가 실종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면 경찰관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op@yna.co.kr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지난달 15일 오전 6시 30분께 야간근무를 마치고 교대한 뒤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경기 성남중원경찰서 금광지구대 조혜진 순경에게 특이한 장면이 목격됐다.
밤샘근무의 피로감에 연신 하품하던 중 차창 밖으로 뒷모습이 눈에 익은 한 노인을 발견한 것이다.
도로 위 배회 중인 치매노인 A씨 |
노인은 왕복 8차선 도로 사이 교통섬을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었다. 노인은 걸음이 힘에 부치는 듯 도로 안전봉을 잡고 숨을 돌리는 듯하더니 이내 차들이 달리는 도로 위로 위태롭게 걸음을 옮겼다.
조 순경은 곧바로 전날 근무 중에 받았던 무전을 떠올렸다. 금광지구대에는 전날 오후 6시 30분께 "치매 증세가 있는 남편 A(78) 씨와 함께 마트에 왔는데 물건을 고르는 사이 남편이 사라졌다"는 내용의 실종신고가 접수됐었다.
경찰은 최단시간 내 출동 지령인 '코드1'을 발령하고 마트 주변에 대한 수색과 탐문 수사를 진행했다. 조 순경 역시 A씨의 인상착의를 숙지하고 수색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진 수색에도 끝내 A씨는 발견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A씨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노인이 이른 아침 퇴근길 버스에 타고 있던 조 순경의 눈에 띈 것이다.
버스 옆을 지나가는 A씨를 발견한 조 순경 |
조 순경은 곧바로 지구대에 연락해 A씨의 인상착의를 다시 보내달라고 한 뒤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해 A씨를 향해 다가갔다. 넘겨받은 사진을 통해 도로 위 노인이 A씨임을 확인한 조 순경은 A씨를 인도 쪽으로 오게 한 뒤 동료 경찰관들이 올 때까지 보호했다.
다행히 A씨는 별다른 신체 이상증세 없이 실종 12시간 만에 무사히 가족 품에 인계됐다. A씨의 부인은 경찰에 "남편이 자칫 위험한 상황에 놓일 뻔했는데 퇴근 후에도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도움을 준 경찰관 덕분에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당시 상황이 담긴 버스 블랙박스 영상 등을 3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조 순경은 "평소 '최고가 아니더라도 일 인분을 하는 경찰이 되자'는 걸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며 "할아버지가 실종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면 경찰관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o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