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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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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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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백만채의 아파트를 지었다고 주택 문제가 해결되었나요? 의대 입학정원을 2천명 늘린들 의료 사태가 해결이 될까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지루한 싸움은 언제 어떻게 끝날지도 모른 채, 의료계와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환자들이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의 승상 여불위가 쓴 ‘여씨춘추’에 ‘엄이도종’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옵니다. 어떤 도둑이 빈집에서 큰 종을 훔쳐 나오려는데 종이 너무 커 망치로 종을 깨서 가져오려고 하지만 망치로 치면 칠수록 종소리가 커지는 바람에 자신의 귀를 막았다는 일화에서 유래했습니다. 자신이 듣지 못하면 남들도 못 들을 것이라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꼬집은 말입니다.



지난달 29일 “응급실은 원활하게 가동된다”고 기자회견을 하던 대통령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응급실 이용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석 연휴가 다가왔습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그 어떤 의술도 사람의 생명이 기본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방법이야 어떻게 하든, 지금의 사태가 하루속히 해결되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뿐입니다. 지금 이 어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라고 말입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부터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하는 빛의 축제인 ‘서울라이트 디디피(DDP) 2024 가을’ 행사 중에 촬영했습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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