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서울숲공원에서 한 시민이 개를 태운 속칭 '개모차'를 끌고 있다. /W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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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백화점, 식당, 거리, 휴양지에서는 작고 건강한 반려견을 태운 유모차가 일상적인 풍경이다.”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반려견을 태우는 속칭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는 현상을 외신에서도 주목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8일 ‘출산율 최저국에서 치솟는 개모차 판매율’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최근 한국에서 출산율이 낮아지고 반려동물 수는 늘면서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WSJ는 국내 4위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 하나인 G마켓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처음으로 개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를 넘었으며, 올해 6월까지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용품 쇼핑몰 펫프렌즈의 경우 개모차 판매량이 2019년 대비 4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유모차를 만들다가 아예 개모차 제조로 주력 사업을 바꾼 기업도 소개했다. 개모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로 불리는 에어버기다. 이 업체의 프리미엄 개모차 모델 가격은 대당 1100달러(약1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WSJ는 “유모차 제조업체로 출발한 에어버기 한국법인은 최근 몇 년 전부터 반려견 유모차 위주로 사업을 전환했다”며 “한국에서 영유아 수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반려견 인구는 지난해 집계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018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짚었다.
개모차 열풍과 관련해 벌어졌던 논쟁도 소개했다. WSJ는 김문수 노동부장관이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걱정하는 것은 젊은이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 개만 사랑하고, 개만 안고 다니고, 결혼 안 하고, 애 안 낳는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야당 측에서 “저출산에 대해 반려동물 소유주를 비난하기 전에 강도 높은 노동 조건과 저임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발한 사례를 전했다.
비숑 프리제라는 종의 반려견 ‘살구’를 키우는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김보라(32)씨는 카시트로도 쓸 수 있는 개 유모차를 구입해 쓰고 있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그는 “아이가 있다면 지금처럼 살구를 돌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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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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