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슈퍼마켓에서 월병이 진열돼 있다. 바이두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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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추석인 중추절을 앞두고 중추절 선물인 월병과 바이주(백주) 시장이 부진하다. 중국의 경제 침체로 명절 경기가 가라앉은 양상이다.
9일 중국 경제매체 시대재경·제일재경 등 보도를 보면, 중추절을 앞뒀지만 월병 시장은 침체 상태이다. 광둥성 광저우의 한 대형 월병 공장 판매 담당자는 “예년에는 고객들이 중추절 두 달 전부터 주문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관망하다 중추절이 한 달 남은 때가 돼서야 집중적으로 주문하기 시작했다”고 시대재경에 말했다. 그는 “그나마 주문도 줄었다”며 “주문 감소로 일부 월병 공장은 지금 사흘 출근에 하루 휴무로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중추절에 월병을 선물하고 바이주 등을 나눠마시는 풍습이 있다. 2010년대에는 상어 지느러미인 샥스핀을 넣은 수백만원대 월병이 등장했고, 2021년에는 루이뷔통과 구찌, 버버리 등 명품 기업들이 값비싼 월병 세트를 출시했다.
올해는 다르다. 중국제과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월병 생산량은 총 32만톤이었으나 올해는 30만톤으로 6.3% 감소할 전망이다. 판매액도 지난해 220억위안(약 4조1천억원)에서 올해 200억위안(약 3조8천억원)으로 9.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당국의 고가 월병 단속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과 상무부 등은 2022년 ‘고가 월병 억제 및 국가의 건전한 발전 촉진에 관한 발표’를 공표해 500위안 이상의 월병 판매상을 집중적으로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도 당국의 단속이 진행된다.
이 때문에 베이징 월병 가게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500위안이 넘는 월병은 찾아볼 수 없고, 300위안대 월병도 많지 않다. 젊은층 등의 입맛이 바뀌면서 과거 선호되던 크고 비싼 월병 대신 소박하고 저렴한 월병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석 때 소비가 많은 중국 최고 바이주 마오타이 가격도 하락세다. 마오타이 주력 제품인 ‘페이톈’ 낱병 도매가는 이달 4일 기준 2365위안(약 44만7천원)으로 지난해 9월 2785위안(약 52만6천원)보다 15.1% 하락했다.
제일재경은 한 주류 상인을 인터뷰해 “중추절 바이주 시장이 근 10년 만에 가장 차갑다”며 “소매 쪽은 가격 하락을 우려해 비축 의지가 강하지 않고, 기업 선물·복지 등 기존 대형 고객 수요도 위축됐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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