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브라질서 해외 위성 싣고 발사 예정…성공 시 국내 기업 첫 상업용 로켓 발사
현재 200억원대 계약 수주…한빛 나노·마이크로 내년 7회 발사 계획
한빛-나노 발사체의 덮개로 쓰일 페이로드 페어링이 양쪽으로 분리되고 있다. /사진=이노스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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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내년 3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소형 위성 발사체 '한빛-나노'를 발사한다. 발사체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페어링 분리 시험'에도 최근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우주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이노스페이스가 첫 궤도 발사체이자 상업 발사체인 '한빛-나노(HANBIT-Nano)'의 '페이로드 페어링' 분리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9일 밝혔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9일 이노스페이스 청주사업장에서 페이로드 페어링 시연을 열고 "내년 3월 첫 상업 발사를 앞둔 한빛-나노 첨두부(맨 앞 부분)의 페이로드 페어링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며 "전체 발사체 개발 단계의 90%까지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페어링 분리는 발사체 개발의 최종 관문으로 불린다. 페이로드 페어링은 발사 시 발생하는 진동, 압력 등으로부터 탐사선, 인공위성과 같은 탑재체를 보호하는 일종의 '덮개'를 말한다. 덮개가 성공적으로 분리돼야 발사체 본체의 무게가 줄어 목표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
페어링 기술의 핵심이자 최대 난관은 페어링 날개가 정확히 같은 시점에 양쪽으로 분리돼, 하강 과정에서 나머지 비행체와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또 분리되는 순간의 충격으로 탑재체가 손상을 입지 않아야 한다. 국내의 경우 2009년 나로호 첫 발사 당시 페어링의 한쪽 날개만 분리돼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김 대표는 "화약을 터뜨려 본체에서 페어링을 분리하는 기존 방식 대신 '분할너트 방식'을 적용한 게 이노스페이스 기술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너트(암나사)로 본체와 접합한 페어링에 공기 압력을 가해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본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화약식 분리에 비해 줄이는 한편, 너트 접합이라는 단순한 구조로 페어링의 무게도 줄였다는 설명이다.
30회 이상의 테스트를 거쳐 페어링 분리 시험까지 끝낸 한빛-나노 발사체는 내년 3월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장에서 해외 위성 기업의 탑재체를 싣고 발사될 예정이다. 한빛-나노는 직경 1.4미터(m)에 길이 21.6m의 크기로, 킬로그램(㎏) 당 발사 단가는 3만 3000달러(약 4421만원)다. 현재 발사체 시장을 독과점하다시피 한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에 비해선 약 10배 높은 가격이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가 충북 청주 이노스페이스 사업장에서 한빛-나노 발사체 모형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
김 대표는 "위성업체에 중요한 건 단가가 아닌 발사 시기"라며 "발사 수요에 비해 상업 발사체 시장이 작은 탓에 발사까지 적어도 1년여를 기다려야 하는 기업이 많다"고 했다. 선발주자인 스페이스X와 로켓랩이 채우지 못한 수요를 이노스페이스가 빠르게 가져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발사체 기업의 매출은 발사 횟수에서 나오고, 이는 얼마만큼 많은 발사장을 확보하는지에 달려있다"며 "호주, 브라질 발사장에 이어 북유럽과 아랍에미리트 발사장까지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한빛-나노를 내년 3월 첫 발사한 후 7월, 9월, 11월까지 연이어 발사할 계획이다. 탑재체 용량을 늘린 '한빛-마이크로'도 내년 하반기 총 3회 발사 예정이다. 다수 해외 위성 업체와 계약을 맺었거나 추진중이며, 현재까지 200억원의 위성 발사 계약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고객이 위성 운송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대륙에 발사장을 확보하고,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발사 서비스를 제공해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이노스페이스만의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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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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