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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유증→주가 하락' 투자자 두 번 울리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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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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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최근 상장사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중 일부 기업은 신주 발행량에 따른 오버행 우려와 함께 회사 자금난으로 인한 투자심리 약화가 겹쳐 주가 하락의 악순환이 나타나는 중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압타머사이언스, 맥스트, 이오플로우, 펩트론, 신한알파리츠, 맥쿼리인프라 등 6개 기업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주주배정 유증 공시 이후 일부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240억원 규모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유증으로 확보되는 재원은 시설자금(35억원), 운영자금(206억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유증 발표 후 압타머사이언스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27일 전장 대비 29.23% 하락한 21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955원까지 내려와 1년 사이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 회사는 이달 7일 압타머를 활용한 코로나19 바이오센서가 개발됐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3주도 안 돼 하한가가 나타나는 극심한 주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맥스트는 채무상환자금,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맥스트는 지난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뒤 메타버스가 주목받으면서 한때 주가가 8만원에 달했지만, 2022년부터 줄곧 내리막을 타고 있다.

여기에 주주배정 유증까지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주가는 더 내려앉았다. 지난 26일 맥스트는 전 거래일 대비 22.97% 내린 2700원에 마감하면서 하한가 근처까지 밀려났다. 이후로도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날 2455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오플로우는 예정 발행가 9040원 기준으로 82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자금 사용처는 운영자금 573억원, 채무상환자금 200억원, 시설자금 50억원으로 기재됐다. 이오플로우 주가는 유증 공시 당일 곧바로 하한가로 직행했다. 지난 21일 1만2460원이었던 주가는 유증 공시 이후 이날 6490원까지 52.08% 떨어졌다.

펩트론은 지난 16일 장 마감 후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1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을 공시했다. 지난 17일 펩트론 주가는 12.41% 하락한 5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신주 대량 발행으로 오버행(물량 과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될 정도다. 압타머사이언스가 발행할 신주는 1230만주로 기존 보통주 발행주식(1698만주)의 72.44%에 달한다. 맥스트가 발행할 신주는 현재 발행주식의 54.67%인 1070만주다. 이오플로우의 경우 현재 전체 발행주식 3044만주의 29.90%인 910만주다.

이들의 특징은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자본금 확충·차입금 상환 등의 목적으로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증이라는 점이다. 기존 주주들에게 회사 운영비용을 요청하는 모양새라는 점에서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는 이오플로우 273억원, 펩트론 83억원, 맥스트 80억원, 압타머사이언스 3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에 비하면 주주배정 유증을 브릿지론 상환을 위해 추진하는 신한알파리츠나 인프라 자산 양수대금 확보를 위해 진행하는 맥쿼리인프라는 유증 공시 후에도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다.

한 투자자는 "일부 기업들은 주주배정 유증에 실패하면 운영자금 확보를 못 해 차입금 상환도 어려워지게 된다"며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유증에 참여해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선희 기자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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