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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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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미안해, 사랑해”…부천 호텔 화재 희생자 눈물의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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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5일 오전 부천 숙박시설 화재 사고로 숨진 김아무개(28)씨의 발인을 앞두고 부천성모장례식장 앞에 운구차가 주차돼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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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해.”



25일 오전 11시55분 경기 부천시 원미구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장. 부천 숙박시설 화재로 희생된 김아무개(28)씨의 동생 손에 들린 영정사진 속에서 김씨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 김씨의 주검이 있는 관이 운구차에 실리는 동안 김씨 가족들의 울음소리는 계속됐다. 김씨의 모친은 연신 손수건으로 눈에서 나오는 눈물을 닦아냈고, 부친은 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발인이 시작되자 하늘에서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인사가 끝나고 운구차가 이동하기 시작하자 비는 멈췄다.



이날 발인에는 김씨의 식구들과 김씨가 생전 다니던 성당의 자원봉사자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김씨의 위령기도와 발인기도에 참여했던 성당 자원봉사자는 “기도 중에도 부모가 서글프게 울었다. 관에 절을 하면서도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2일 부천 원미구에 있는 한 숙박시설을 찾았다가 8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김씨는 810호에서 불이 나고(저녁 7시34분) 얼마 뒤인 저녁 7시42분께 모친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김씨는 어머니에게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 일단 끊어”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이날 부천장례식장에서도 부천 숙박시설 화재로 희생된 정아무개(44)씨의 발인이 진행됐다. 정씨는 화재 당시 에어 매트에 떨어졌지만 가장자리로 낙하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김씨와 정씨는 경기 화성시에 있는 함백산추모공원에서 화장한 뒤 각각 함백산추모공원과 경기 시흥에 있는 선영에 안치될 예정이다. 부천 숙박시설 화재의 또다른 희생자 5명의 발인은 26일 진행된다.



22일 발생한 부천 숙박시설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불길이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유독가스가 내부에 빠르게 퍼져 인명 피해가 컸다. 관계당국은 객실 내 에어컨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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