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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스트레스 금리’로 스트레스받고 있나요? [Th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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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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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이직·자녀 교육과 같은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축소됐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 DSR는 현재의 금리뿐 아니라 미래에 오를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고려해 대출한도를 보수적으로 잡는 제도를 말합니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며 수도권 주담대에 예정보다도 스트레스 금리를 더 높게 적용하면서, 실수요자의 대출한도가 연 소득에 따라 수천~수억 원씩 줄어들었습니다.



주담대 규제만이 아닙니다. 은행들은 갭투자에 활용되는 조건부 전세대출(주인 명의가 바뀐다는 조건으로 진행되는 전세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한도까지 축소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 실수요자는 보호하겠다고 하는데요. 대출 대혼란의 시기, 어떻게 버텨야 할까요? 조해영 경제산업부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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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1] 스트레스 DSR이 어려워서 스트레스받는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게 뭔가요?





조해영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과 집값을 잡겠다면서 주담대 기준을 높인 제도예요. DSR은 대출자가 1년에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인데요. 최대치는 40%예요. 1년에 4000만원을 버는 개인이 한 해에 갚을 수 있는 원리금을 최대 1600만원으로 정해놓은 거죠. 그에 맞춰 대출이 나오는 거고요. 월급에서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리란 취지예요.



스트레스 DSR은 DSR을 계산할 때 미래에 오를 수 있는 스트레스 금리를 붙여서 대출 한도를 좀 더 줄이는 제도고요.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대출을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주겠다.’ 이렇게 이해하면 좀 쉬울 거예요.



지난 2월 금융당국이 적용한 1단계 스트레스 금리는 0.38%포인트였어요. 지난 7월부터는 2단계로 스트레스 금리를 0.75%포인트로 올릴 예정이었고요. 하지만 시행 직전인 6월25일에 두 달을 미뤘어요. 그 뒤 주담대 대출 규모가 줄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7∼8월 주담대 대출이 엄청 늘었어요. 수도권 집값도 가파르게 올랐고요. 그러자 2단계 시행을 바로 앞둔 지난달 20일, 금융당국이 수도권 집을 담보로 받는 주담대 DSR엔 스트레스 금리를 추가로 올리겠다고 갑자기 발표했어요. 0.75%포인트가 아니라 1.2%포인트를 적용하겠다고요.





[The 2] 대출정책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 왜 그러는 거예요?





조해영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의 애매한 메시지가 은행과 실수요자에게 혼란을 준 게 사실이에요. 이 원장은 지난 7월 ‘대출 금리를 인상하라’고 했다가, 8월 말엔 ‘금리 인상은 너무 쉬운 방식’이라며 말을 바꿨어요. 그 뒤 은행이 다주택·1주택자 대출 규제 정책을 쏟아내니까 그걸 또 들여다봐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고요.





은행은 금융당국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어요. 금감원으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으니까요. 은행마다 매년 경영 계획 같은 걸 세워서 금융당국에 내요. 한겨레 은행은 올해 이 정도 대출 증가 폭을 예상한다는, 일종의 목표치를 세우는 거죠. 이미 적어 낸 목표만큼 대출을 실행한 곳들은 아무래도 당국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겠죠. 친인척 부당대출로 금감원이 검사 중인 우리은행은 특히 기민하게 반응할 테고요.



한겨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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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 가계부채를 줄이고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대출을 규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조해영 기자: 맞아요. 처음엔 은행도 집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주담대를 제한했어요. 그런데 규제 대상을 1주택자로도 확대하면서 실수요자의 불만이 커졌어요. 아이 학원이나 직장 이전 때문에 기존 살던 집에 전세를 주고 이사하려는 사람은 당장 곤란해졌잖아요. 1주택자 중 집을 팔기 전 새집의 입주 잔금을 미리 치러야 하는 경우도 문제가 생겼고요.





[The 4] 마이너스 통장(마통)을 지금이라도 만들어야 할까요?





조해영 기자: 최근 연봉 수준으로 마통 한도를 축소하는 조치들이 있어서, 미리 만들어두려는 분들이 있어요. 근데 마통도 빚이잖아요. 무주택자는 주택담보대출이 나오니까 굳이 필요 없을 거고요. 디딤돌·버팀목대출 같은 정책대출은 DSR을 계산할 때 원리금에 포함하지 않거든요. 1주택자도 마통보단 정책 대출을 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The 5] 이사를 가야 한다면 대출을 어떻게 받아야 해요?





조해영 기자: 1주택자 대출은 은행마다 기준이 달라요. 집이 있는지, 매매인지 전세인지, 예외에는 해당하는지 은행별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는 게 좋아요.



가장 좋은 건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원론적인 말이지만, ‘제발 급하지 않으면 대출을 참아달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하루하루 대출 규제 정책이 새로 나오는 불안한 상황이잖아요. 스트레스 DSR 2단계 조치나 수도권 핀셋 규제가 이제 막 시행됐으니, 효과를 확인하려면 시간도 필요하고요. 당분간은 시장과 정부 움직임을 지켜보는 걸 추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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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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