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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취임 한달' 한동훈 … 100만 당원 깃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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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청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수료식'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그는 이날로 당 대표에 취임한 지 한 달을 맞았다. 연합뉴스


23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대표회담은 미뤄졌지만 그 사이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민생정책 깃발을 들고 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유독 내홍이 깊었던 전당대회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대통령실과 불편한 관계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의원들의 원심력을 확실히 제어하는 수준의 리더십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일극체제'를 완성한 이 대표와 달리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친한계(친한동훈계) 사이에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의원들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한 대표 측은 이를 당원 확대, 원외 당협위원장 지원, 청년정치 육성 등 외연 확대를 통해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한 대표는 '대한민국 미래 국가 청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수료식'에 참석해 지난 한 달에 대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고, 체력을 보강하고, 당의 정치적 목표를 차분히 다시 생각하고 정비·조정하는 일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 최대한 정치 공방을 자제했다"며 "저는 잘 안 참는다. 그런데 지난 한 달간 많이 참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그때 정치 공방에 불씨를 계속 살려 온도를 높여 가는 것보다 금융투자세 폐지 논의 같은 민생을 여야 정치의 전장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정치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는 격언을 수료식에서 인용하기도 했다. 당의 외연 확장에서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셈이다. 실제로 한 대표는 최근 주위에 "적절한 시점이 되면 100만명 책임당원 확보를 목표로 당원 확대에 나설 생각"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91만8000명이다. 민주당의 경우 6개월 이상 당비를 낸 권리당원이 140만명에 달해 국민의힘의 1.5배 규모다. 한 대표는 책임당원 1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이를 위한 액션 플랜은 청년당원 '배가 운동'이다.

그러나 당내 장악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은 외연 확장의 속도를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이 대표적이다. 전당대회에 출마할 때 약속한 사안으로 야당이 압박 소재로 삼고 있지만 당내 설득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조차 "대표의 뜻은 알고 있다. 하지만 수사 과정 중에 특검법을 지향하는 것은 재고를 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다. 초선 A의원은 "대통령 임기는 많이 남았고 한 대표의 지지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듯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사이에 끼게 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의원들 입장에서는 용산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다"며 "그렇다고 '친한'으로 말을 갈아타는 환승 정치를 하기에는 당 지지율이라든지 한 대표가 뚜렷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 대표는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에서 공천권을 각 시도당에 위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김명환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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