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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코로나 재확산"…팬데믹 극복한 mRNA 백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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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최근 6주 사이 10배 이상 폭증하며 각계 '비상'

질병청, mRNA 백신 개발 대상기업 물색…비임상~생산까지 지원 방침

GC녹십자·삼양홀딩스·에스티팜 후보로 거론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재확산이 가속화하면서, 지난 팬데믹을 극복하는 데 기여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해외 백신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변이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mRNA 백신을 대안으로 삼아 이를 개발하고자 지원사업에 나섰다. 어떤 제약사가 선정될 지 이목이 쏠린다.

아이뉴스24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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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최근 한 달 넘게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청이 지난 6주간 입원 환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7월 첫째 주 91명에서 이달 둘째 주(4일~10일)에는 1357명으로 폭증했다. 입원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65% 상당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질병청은 방학과 휴가철이 끝나는 이달 넷째 주에 코로나19 감염 환자 수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간에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국산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치료제는 화이자가 개발한 '팍스로비드'와 미국 머크(MSD)의 '라게브리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있다. 그러나 국산 유일 치료제인 렉키로나는 특성상 코로나19 변이 속도에 따라가지 못했고, 오미크론 등 변이에 약효가 없어 지난해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는 외국 백신에 의존하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화이자는 지난해 팍스로비드의 5일치 가격을 기존 72만원에서 189만원으로 2배 이상 인상한 상태고, 현재 이마저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질병청은 대응책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 지원사업을 내걸었다. 오는 2027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내달부터 사업 대상 기업을 선정해 비임상시험부터 임상3상과 생산 과정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마다 mRNA 개발 척도가 다르므로 각 기업의 장단점을 파악해 3~4곳 정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은 GC녹십자와 삼양홀딩스, 에스티팜 등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mRNA 백신은 바이러스나 인위적으로 만든 단백질을 인체에 주입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또는 그 단백질 생성 방법을 세포에 인식시킨다. 이를 통해 특정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신체가 직접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mRNA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항원 배양 시간이 들지 않아 생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가 체내에 주입되지 않아 부작용 우려도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플랫폼 방식이기 때문에, 항원 교체만으로 백신 개발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백신 중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이 mRNA 방식으로 개발됐다.

우선 GC녹십자는 2022년 캐나다 바이오기업 아퀴타스 테라퓨틱스(Acuitas Therapeutics·이하 아퀴타스)와 지질나노입자(LNP) 관련 개발 및 옵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NP는 나노입자를 체내 세포로 안전하게 운반해 mRNA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전달 시스템이다. 이는 mRNA 기반 약물 개발에 있어 핵심적인 기술인데, 아퀴타스가 보유한 LNP 기술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에 적용됐다. 이를 바탕으로 mRNA 독감백신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GC녹십자는 이듬해 3월 아퀴타스로부터 LNP 기술을 도입했고, 현재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4가 mRNA 백신 후보 물질 'GC4002B'에 대한 비임상시험 등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GC녹십자는 mRNA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기존 독감백신을 생산하는 전남 화순공장에 mRNA 생산시설을 구축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으며, 이 신규 시설에서 백신 및 후보 물질의 기술과 역량을 축적한 뒤 위탁생산(CMO)으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장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 비용 역시 늘었다. 2021년 mRNA-LNP R&D 비용은 회사 전체 투자 비용의 5%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총 310억원으로 책정돼 23%를 차지했다.

삼양홀딩스는 자사가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시스템인 '센스(Stability Enhanced NanoShell·SENS)'를 통해 mRNA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센스는 mRNA와 간섭리보리핵산(small interfering RNA·siRNA) 같은 핵산 기반 약물을 간·폐·비장 등 다양한 조직의 특정 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원하는 조직으로 약물을 전달해 약효를 일으키기 때문에 부작용이 최소화됐으며, LNP와 달리 양이온성 지질을 활용해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동물실험에서도 센스의 유효성과 안전성, 반복 투여 가능성 등이 입증됐다. 회사 관계자는 "감염질환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 등으로 센스의 적용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후보로 언급된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속도를 내는 곳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계열사인 에스티팜이다. 2021년 1월부터 개발에 뛰어든 에스티팜은 올해 하반기 내로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 물질 'STP2104'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 1상은 만 19~55세 건강한 성인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25㎍(마이크로그램)과 50㎍ 등 두 용량 투여군으로 나누어 2회에 거쳐 단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STP2104는 에스티팜의 자체 특허 플랫폼기술인 '스마트캡'을 사용해 캡핑(Capping) 효과를 향상한 mRNA 백신이다. 여기서 캡핑이란 mRNA 분자를 안정화하는 기술로 mRNA 약물 개발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11월 STP2104 중간결과를 발표했는데, 회아자 등 글로벌 제약사가 출시한 mRNA 백신 대비 동등 이상의 효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mRNA 기반 백신이나 치료제의 최대 장점은 표적 바이러스의 정보만 알면 빠르게 설계·생산할 수 있어 팬데믹 대응에 유리하다는 점"이라며 "이번 지원사업으로 뚜렷한 성과만 낼 수만 있다면, 해외 백신 수입 예산을 줄일 수 있고 각 기업의 mRNA 백신 개발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추가 연구를 통해 발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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