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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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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못먹겠어"…노부모가 식사 거르면, 방에 '이거' 놔 드리세요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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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영양 보충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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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치아가 안 좋아 식욕이 부진하기 쉽다. 하지만 으레 그러려니 여겨 방치해선 안 된다. 노년기 영양 섭취는 질병에 대항하고 회복하는 자산이다. 부모님의 체중을 유지하는 요리법과 식사 환경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2022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먹는 게 귀찮다는 부모님의 식욕을 돋우고 소화, 영양까지 챙기는 전략을 알아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고기 섭취 이점 알려 드시도록 설득

한국 노인은 고기를 잘 안 먹는 경향이 있다. 채소 위주 식사가 좋다고들 믿는다. 그러나 나이 들수록 고기를 챙겨 먹어야 한다. 건강한 노화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근육량이 감소하는 근육 감소증인데, 고기를 잘 먹어야 근육의 원료인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만성질환은 수십 년 후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근육 감소는 근골격계를 약하게 해 낙상이나 무력감으로 이어진다. 생활의 활력을 떨어뜨려 활동량이 감소한다. 부모님에게 고기를 먹는 것이 왜 중요한지 건강상 이점을 설명하면 고기 섭취의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고기에는 철분, 비타민B12 등이 풍부해 노년층의 빈혈 예방, 에너지 공급에 필수적이다. 양질의 살코기는 고혈압·고지혈증 같은 혈관 질환을 악화시키지 않는다.

부모님 방에 미니 냉장고 두기

음식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쉽게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도움된다. 부모님 방에 미니 냉장고를 둬 언제든지 간편하게 간식이나 가벼운 식사를 챙겨 드시게 할 수 있다. 나이 들면 한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기 어려워한다. 소량의 간식, 가벼운 식사를 자주 섭취하면 된다. 부모님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손쉽게 음식을 꺼내 먹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자율성이 높아져 심리적으로도 만족감이 있다. 미니 냉장고에 채워 넣을 것은 식이섬유와 수분이 풍부한 간식이 좋다. 소화와 수분 보충을 돕는다. 미리 잘라둔 과일, 우유, 두유, 요구르트 등을 준비하면 먹기 편하다. 말린 당근 칩과 사과 칩 등 말린 음식은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적은 양으로도 영양을 보충하는 데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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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기분과 저녁밥 주제로 대화

부모님께 전화 드릴 때 '어제 저녁에 뭐 드셨어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보자. 식욕 상태를 묻는 것보다 식사 습관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지, 실제 어떤 음식을 섭취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음식의 종류와 양을 알면 부모님에게 부족한 것을 보완하는 조처를 할 수 있다. 부모님이 자신의 식사 습관을 객관적으로 아는 효과도 있다. 식사 후의 느낌과 만족도, 앞으로의 식사 계획에 관해 이야기하면 부모님이 자연스럽게 식사 챙기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 식사 시간에 방문 일정을 잡아서 부모님이 요리하도록 유도하는 노력도 좋다.

달걀찜엔 물 대신 우유·두유로 영양 밀도↑

섭취량이 적고 지속해서 체중 감소가 보이면 동일한 섭취량 대비 열량이 높은 종류의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음료, 수프, 달걀찜에 물 대신 우유·두유를 사용하면 영양 밀도가 높아지고 식감은 더 부드러워진다. 치즈·계란을 빵·수프·으깬 감자와 함께 먹는 방법도 있다. 밥을 지을 때 잣·깨를 넣으면 영양소가 강화되고 윤기가 난다. 견과류, 올리브유, 아보카도 등 고칼로리 식품을 요리할 때 추가하면 부족한 열량까지 채운다. 밥을 잘 먹지 못할 때는 국수·떡·빵·감자·옥수수·고구마가 곡류 대체 식품군이다. 밥이 줄 수 있는 영양소를 비슷하게 공급받으면서 한결 편하게 영양 섭취를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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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한 맛으로 침 분비 자극

나이 들면 침 분비가 줄어들고 미각이 둔해진다. 이럴 땐 레몬즙·식초 같은 신맛 나는 식재료를 활용해 침 분비를 자극하는 것이 좋다. 입맛을 돋우는 데 도움된다. 쑥갓·버섯·파 등 향기 있는 재료와 카레·후추 등 향신료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풍부한 말린 표고버섯 가루를 구비해 두고 다양한 요리의 조미료로 활용하면 된다. 황기·우엉 등 약재료로 이용되는 식재료를 활용해 약선 요리를 하면 풍미를 더 해준다. 생선 껍질, 채소의 질긴 줄기는 제거한 다음 조리하면 먹기 편하다. 씹기 부드러운 식단으로는 연두부, 달걀찜, 통조림 과일이 있다. 젓가락·숟가락 사용을 번거로워하는 부모님에겐 김밥·주먹밥·샌드위치 같이 도구 없이 간편히 먹을 수 있는 핑거 푸드가 도움된다.

가공식으로 균형 식단 보충

매번 식사 준비를 하기 힘든 상황에서 가공식은 균형 잡힌 식단을 보충해 준다. 부모님 치아가 불편하면 씹기 편한 ‘고령친화우수식품’이 도움된다. 고령자의 식품 섭취와 소화를 돕도록 제조됐다. 치아로 씹거나 잇몸으로 으깨어 섭취하는 제품, 혀로 섭취할 수 있도록 제조한 제품이 있다. 인증마크 표기(고령친화우수식품)를 확인하고, 제품이 얼마나 단단한지 나타낸 물성 표기를 본 다음 선택하면 된다. 부모님께 가공식으로 요리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알려드리면 식사 준비 부담을 덜 수 있다. 간편식은 국·찌개의 경우 제품에 따라 나트륨과 단백질 함량의 차이가 크다. 영양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조리된 고기·생선·달걀·콩류를 선택하면 좋다. 식사의 일부를 대신할 목적으로 마시는 고열량 액상 보충제는 식사 사이에 섭취하면 된다. 그다지 배부른 느낌이 들지 않아 부담이 덜 되고 소화흡수는 빠르다. 신체가 필요한 에너지를 신속하게 공급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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