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밴드에 '울산 4050'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혼자 사는 4050 중장년층의 친목 모임이 여러 개 나온다. 김서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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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형성된 친목 모임도 많다. ‘울산 4050’ 등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혼자 사는 중장년을 위한 지역 중심의 친목 모임이 여러 개 나온다. 와인·독서·등산·트래킹 등 취미활동 분야도 다양하다. 임씨도 한 달에 두 번씩 주말마다 부산으로 가 동래학춤과 타악기 연주 등을 한다. 그는 매년 10회 이상 정기 공연도 한다. 임씨는 “공연을 할 때마다 의상과 악기·소품 등에 50만 원가량을 쓴다”며 “나를 위한 투자라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앞에서 임모(48)씨가 이어폰을 꽂고 산책을 하는 모습. 11년 전 이혼한 뒤 혼자 살고 있는 임씨는 매일 같은 동네에 사는 40~50대 남성들과 저녁식사를 한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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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가 많은 울산은 4050 혼삶 남성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40~59세 혼삶 남성의 비율은 울산(38.5%), 인천(37.1%), 광주(35.7%) 순으로 높았다. 광역 도를 포함하면 울산은 제주(42.3%)에 이어 두 번째(38.5%)였고, 경남(37.9%), 인천(37.1%), 전남(36.5%) 등이 뒤를 이었다.
김주원 기자 |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중년 남성이 혼자 사는 건 가정이 해체된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직장과 자녀 교육지 등 때문에 따로 사는 ‘분산가족’ 형태가 많아졌다”며 “경제활동이 활발한 중년남이 건강과 일상을 유지하는 데 돈을 쓰며 ‘솔로코노미(1인 경제)’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
석유·화학 대기업과 중소기업 126개가 있는 국내 최대 국가산업단지 중 하나인 온산공업단지 인근에선 1~2년 단위로 계약하는 전·월세보다 보증금 없이 매달 방값을 내는 ‘달방’이 더 인기다. 프로젝트 공사가 짧게는 1~2주, 길게는 2~3달씩 진행돼 단기로 유입된 이들에겐 전·월세 장기 계약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A씨(50대)는 “일거리 있는 곳으로 옮겨다니며 일을 하는데 보증금이 아무리 싸도 1년짜리 원룸을 계약할 이유가 없다”며 “어차피 잠만 자니 청소도 해주고 바로 앞에 식당도 있는 모텔 달방이 더 좋다”고 말했다.
울산 울주군 온산공업단지 앞 덕신시장 거리에는 대규모 달방촌과 원룸촌이 형성돼 있다. 이곳에는 온산공단에서 일하면서 혼자 사는 중장년 남성들이 모여 살고 있다. 김서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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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
공단 인근 반경 2㎞ 안에만 달방이 있는 원룸·모텔 등이 16곳이 넘었다. 월 방값은 평균 80~90만원 정도다. 이곳에서 30년째 모텔을 운영하는 윤모(77)씨는 “빈 방이 없다고 해도 수십명이 ‘둘이 함께 써도 되니 달방 좀 달라’며 카운터 앞에 죽치고 있는다”며 “일거리가 몰리면 공단에 최대 1000명씩 온다고 하니 머물 곳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뿐 아니라 인천·광주 등 4050 혼삶 남성이 많은 지역에선 회사와 동네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퇴근 후 혼밥 방지 모임’, ‘고기 같이 먹기’ 같은 단체 채팅방도 많다. 하지만 새로운 네트워크가 빈자리를 채우지 못해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연고 없는 타지에서 가족과 장기간 떨어져 지내는 경우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장년 남성 1인 가구는 사회적으로 약자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정책에서 뒷순위로 밀린다”며 “사회적 관계 맺기에 가장 취약한 계층인 만큼 관계 형성을 위한 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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