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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K배터리, 2분기 동시다발 '쇼크'…하반기 3社 대응은(종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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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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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현호 기자]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2분기 실적이 모두 악화되며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 직격탄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하반기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 반면 SK온은 기존 목표인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방 산업 수요 부진이 장기화 되자 LG에너지솔루션은 속도 조절에 나섰고 SK온은 본원 경쟁력 강화를, 삼성SDI는 사업 계획을 앞당기기로 했다.

3사 모두 '캐즘 직격'



1일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온이 올해 2분기 매출 1조5535억원,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58% 감소했고 적자 폭은 3000억원 이상 늘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역대 최대치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 규모는 1분기 385억원에서 1119억원으로 증가했다.

김경훈 SK온 재무담당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지역 판매 회복으로 AMPC가 증가했음에도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축소, 공장 가동률이 감소해 단위당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분기부터 헝가리 이반차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해 초기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조1619억원의 매출과 19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 57.6% 감소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0.5%, 24.2% 증가했다. AMPC 수혜는 전 분기 대비 24.2% 오른 4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제외하면 2525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사실상 2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유럽 완성차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들의 판매 부진으로 폴란드 공장 가동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력 고객사인 테슬라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이 심화 되고 있으며 부품 재고 조정 영향까지 겹쳐 기가상하이(테슬라 중국 생산공장)에 원형 배터리를 공급 중인 남경 공장 가동률도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삼성SDI 매출은 4조4501억원, 영업이익은 280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24%, 38% 하락했다. 매출은 2년 만에 4조원 대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보였다. 전체 실적 중 약 90%를 책임지는 전지 부문이 크게 부진했다. 시장 수요 둔화로 영업이익만 전년 동기 대비 46% 하락했다. 지난 1분기부터 반영하기 시작한 AMPC 규모는 7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도 '불안'…실적 악화될 듯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눈높이를 일제히 하향조정 했다. 올해 북미 전기차 시장 성장률을 기존 30% 중반에서 20% 초반으로 낮췄고 유럽 시장도 20% 초반에서 10% 초반으로 내렸다. 또 북미 생산량은 45~50GWh에서 30GWh까지 낮춰 AMPC 수혜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매출액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주요 OEM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 강도가 예상보다 높다"며 "당초 올해 매출은 한 자릿수 중반 수준의 증가가 예측됐으나 전체 출하량이 줄고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SDI는 전방산업 수요가 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업계에선 3분기에는 '어닝쇼크'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4179억원)의 절반이 안 되는 1474억원으로 전망한다"며 "2분기에 존재했던 일회성 보상금이 사라지고 전기차 배터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SK온은 하반기에 여전히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고객사 신차 라인업이 확대되고 금리 인하 및 메탈가 하락에 기인한 낮은 배터리 가격을 기반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 증가를 예상하면서다. 현재 SK온은 포드뿐만 아니라 주요 OEM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미국 법인인 SKBA(SK배터리아메리카) 라인 일부를 전환한 상태다.

LG '속도 조절', SK '내실 다지기', 삼성 '공격 앞으로'



전기차 캐즘 현상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전방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시설 신·증설 속도를 조절하고 현재 진행 중인 투자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미 애리조나주 ESS(에너지저장장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SK온은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전현욱 SK온 IR 담당은 "대부분 조사기관의 장기 전망치는 2030년 (전기차 시장) 2500만대 수요를 유지해 연 20%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며 "이는 캐즘 기간 중 결국 전동화가 확대될 것이란 시각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온은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향상을 위한 생산 경쟁력 확보, 원소재 구매 경쟁 강화 등의 오퍼레이션 비용 절감을 비롯해 NCM(니켈·코발트·망간) 파우치를 바탕으로 하는 케미스트리 다변화, 각형 배터리 등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지역별로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이미 상반기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히며 시장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46파이 배터리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 초에 양산하기로 했다. 또 손 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스타플러스에너지(스텔란티스 JV) 양산 시점을 올해 내로 앞당겨 전체적인 실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AMPC 수혜 확대를 예고했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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