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보도는 전날 일본에서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일·한 정부는 조선 반도 출신자를 포함한 노동자에 관해 현지의 전시 시설에 ‘강제 노동’에 관한 문구를 사용하지 않는 한편, 당시의 생활상 등을 설명하는 것으로 사전에 타협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인용해 국내 일부 언론도 “한·일 정부가 사전에 ‘강제 노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강제성 표현 문제는 군함도 등재 때 이미 정리됐다”며 “이번에는 일본이 (강제성 표현을) 이행할 수 있는 담보를 받는 데 집중한 것이고, 표현을 갖고 일본과 협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일본 대표단은 “1940년대에 수많은 한국인이 자기 의사에 반해 동원돼(brought against their will)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을 했다(forced to work under harsh conditions)는 점을 알리겠다”고 했다. 반면 지난 27일 사도광산 등재 때 WHC에 일본 정부 대표로 나선 가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는 “일본 정부는 그동안 WHC에서 채택된 모든 관련 결정과 이에 관한 일본의 약속들을 명심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군함도 등재 때와 달리 이번에는 ‘강제’와 관련한 명시적 언급이 없었지만, 외교부는 “일본의 이번 발언에 (강제 노역을 인정한) 과거 약속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 발언 자체가 한·일 협상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사도광산 합의 자체가 일본 측이 이런 과거의 약속을 계승하고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전제 위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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