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7 (화)

[시승기] 형들 긴장시키는 막둥이 기아 EV3…귀여운 외모에 '반전 주행거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소영 기자]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기아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막둥이가 있다. 지난 5월 공개한 소형 전기 SUV 'EV3'다. 기아는 EV3에 첨단 신기술들을 집약했으나, 대중화를 위해 가격의 '벽'은 과감히 낮췄다. EV6, EV9 등 앞서 나온 모델들이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EV3가 '형 못지 않은 아우'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유다.

EV3는 기아가 캐즘으로 인한 전기차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다. 3000만원대 후반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 기반되며, EV3는 국내 판매 첫 달 만에 사전계약 1만대를 달성했다. 기아는 정확한 수량을 공개할 순 없지만 일반적으로 전기차 사전계약 수요가 첫 달을 기점으로 급감하는 것에 반해 EV3는 견고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차체가 작을수록 주행거리가 짧아진다"라는 고정관념이 무색하게 EV3는 소형으로 분류되지만 엄연히 500㎞가 넘는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기아는 EV3에 저가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아닌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EV3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가던 찰나 실제로 EV3를 시승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기아의 주최로 지난 24일 서울 성수동의 갤러리아포레에서 속초의 롯데리조트까지 200㎞가 넘는 거리를 기아 EV3와 함께했다.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첫 인상은 모난데 없이 깔끔하다. 동글동글 귀엽지만 스포티한 외관은 남녀노소 관계없이 사랑받을 수 있는 포인트. EV3의 표정을 결정하는 기아의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도 특징적이다. 시원시원한 눈매로 인해 어디에서도 한 눈에 EV3를 알아볼 수 있다. 후면부 또한 뒷유리가 이어지는 부분부터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 시인성 개선에 집중한 모습이다.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차 문을 열고 들어가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실내가 운전자를 반긴다. 클러스터 계기판, 공조, 인포테인먼트 등 세개로 구분된 화면이 매끄럽게 이어지며 꼭 '미래차'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최근 깔끔한 실내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부수적인 버튼은 모두 화면으로 들어갔지만, 조작에 있어서 복잡하거나 불편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내 공간은 차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되는 요소다. 1열에서는 하단부 공조 시스템(HVAC) 크기가 혁신적으로 줄며 165㎝ 성인 기준 걸리는 것 없이 널널했다. 그러나 2열의 경우 1열의 시트 포지션이 조금만 뒤로 밀려도 '좁다'고 느껴진다. 패밀리카로 손색 없는 스펙이지만 4인 가족 이상이 이용하기에는 다소 작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납공간의 경우 "넓은데 좁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1열 중앙에는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 아래로 컵홀더가 위치한다. 콘솔 테이블은 업무나 식사 시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됐지만, 운전 중 핸드폰과 지갑이 계속 미끄러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전기차인 만큼 주행 성능은 부드러웠으나, EV3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기아는 EV3에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아이 페달 3.0'과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 기술을 도입, 똑똑한 차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장 강한 회생 제동 단계에서만 아이 페달이 작동하던 기존과 달리 아이 페달 3.0은 모든 회생 제동 단계에서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가 가능하다. 실제로 이날 성수동을 빠져나가는 구간이 꽉 막혀 멈췄다 섰다를 반복해야 했는데, 아이 페달을 이용하니 가속 페달에서 발만 떼도 빠르게 속도가 줄어 크게 피로하지 않았다. 아이 페달 기능은 스티어링 휠 좌측의 패들 시프트를 1초 이상 당기면 설정할 수 있다.

이코노믹리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센서를 통해 감지한 선행 차량과의 거리 및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적정 수준으로 알아서 자동 감속하는 기능이다. 과속 카메라 정보만 활용했던 기존 시스템과 달리 커브길, 방지턱, 회전교차로 등 다양한 상황에서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준다.

EV3가 얼마나 똑똑한지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 회생 시스템을 단계별로 설정했다. 낮은 단계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으나 2, 3단계로 설정을 올리면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이 올라온다. 그만큼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지만, 아직은 익숙치 않은 느낌에 오래 사용하지 못했던 기능이기도 하다.

기아가 EV3에서 자랑하는 또 다른 기능이 있다. 바로 생성형 AI 어시스턴트다. 자연어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만큼 민감하게 반응한다. 노래를 따라 부를 때마다 AI 어시스턴트 기능이 켜져 당혹스러웠으나 "다시 들어가" 한 마디면 빠르게 사라진다. 지식 검색부터 가벼운 대화까지 가능하지만 재미있는 농담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후문.

이날 시승을 마치고 전비를 확인하니 6.5㎞/kWh로 나왔다. 꽤 높은 숫자에 만족했으나, 향속 운전으로 목적지에 도착한 기자들의 경우 7.5 ㎞/kWh 기록도 거뜬했다. 롱레인지 기준 배터리 용량이 81.4kWh 점을 고려하면 가솔린 차 못지 않은 효율이 나온다.

EV3는 전기차가 선택지에 없었던 사람도 전기차를 고민하게 만들 만큼 가격과 성능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귀여운 외관에 먼저 끌렸다면, 500㎞ 넘는 주행거리와 3000만원 후반부터 시작하는 가격이 쐐기를 박는다. 전기차 불황에도 밀고 나가던 현대차그룹의 뚝심이 EV3에서 비로소 빛을 발할 듯 싶다.

<저작권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