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현지 배달음식 시장 1위를 석권한 가운데 단순 음식배달을 넘어 로손 등 편의점과의 협력, 나아가 다양한 잡화로 영역을 키우고 있다.
우버이츠는 어떻게 일본 배달음식, 나아가 배달 시장을 석권하고 있을까?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현지에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단 모빌리티 플랫폼 정체성을 바탕으로 입체적인 전략을 창출했고, 이를 통해 빠른 시장 장악에 나섰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실제로 17일 현지에서 만난 우버 관계자는 "우버이츠는 일본 시장에 상대적으로 이르게 진출해 빠르게 판을 흔들었다"면서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것이 아직도 100% 대중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빌리티에 기반한 우버이츠가 적절한 시장 장악에 나섰다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야근과 관련된 재미있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현지에서 만난 직장인은 "일본 특유의 야근문화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비교될 정도로 업무시간이 긴 일본 직장인이 자연스럽게 야식문화를 접하기 시작했고, 그 즈음 온라인의 발전과 더불어 우버이츠가 진입하자 빠르게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설명이다.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던 것도 우버이츠 석권의 비결이라는 말도 있다. 우버이츠와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재했던 상황에서, 우버이츠가 한 발 먼저 시장에 진입해 속도감있게 자리를 잡자 이미 승부는 끝나고 말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우버이츠는 왜 철수할 수 밖에 없었을까? 우선 타이밍이 늦었고, 또 나빴다는 말이 나온다. 2017년 진출할 당시 이미 한국 시장에는 배달의민족 및 요기요 등 거인들이 버티고 있었으며 2019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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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특유의 글로벌 스탠다드 전략도 한국과 일본 시장이 다르게 반응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먼저 우버이츠는 한국과 일본 시장 진출 당시 모두 글로벌 인바운드 고객, 즉 해외에서 찾아온 고객들을 먼저 주타깃층으로 삼았다. 한국 우버이츠 출시 지역이 이태원 등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인 배경이다. 다만 여기서 한국은 특유의 폐쇄성 및 기존 토종 플랫폼에 대한 관성이 강했고, 일본은 상대적으로 글로벗 스탠다드에 대한 거부감이 낮았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우버이츠가 한국 및 일본 시장에서 보여준 엇갈린 운명에 대해서는 선명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 우버이츠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일본에서는 우버이츠에 밀려 올해 초 합작사업을 정리한 가운데, 두 플랫폼이 보여준 전략적 방향성에 대해서는 입체적인 접근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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