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임성근 구명 로비' 이종호 참고인 조사

‘순직 해병대원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 출신 인물들이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을 구명하려 했다는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핵심 당사자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좌측)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우측)이 18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채수근 상병 묘역에서 거행된 1주기 추모식을 마치고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지난 18일 오후 이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공수처는 이씨에게 구명 로비가 실제로 있었는지, VIP를 언급한 이씨의 녹취록 등에 대해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공수처에 “VIP 발언은 공익제보자를 자처한 김 변호사가 먼저 유도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발언”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씨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황한 마음에 임기응변으로 둘러댄 것”이라는 취지로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다.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출신 인물들로 구성된 골프 모임에 참여하며 이씨와 인연을 맺었고, 이 인연을 바탕으로 순직 해병대원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던 자신의 구명을 로비했다는 구명 로비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의혹을 공수처에 제보한 김모 변호사를 8일 소환한 것을 시작으로 의혹의 실체를 검증하고 있는 것이다.

공수처 전경

한편 전날 공개된 임 전 사단장의 통신기록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원 사망 사고 조사가 진행되던 작년 7월 28일부터 8월 9일 사이 이씨와 전화‧문자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와 함께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도왔다고 지목된 청와대 경호처 출신 송모씨가 임 전 사단장과 통화한 기록도 없었다. 해당 내역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사건을 심리 중인 군사법원이 통신사로부터 제출받은 것이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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