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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캡슐 내시경부터 유전자 분석까지...기술경연장 된 '펫 진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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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업팩토리]반려동물 고령화…건강 미리 챙기는 진단기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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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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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의 발달로 반려동물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반려견 275만여마리 중 9세 이상 노령견은 114만6241마리로 집계됐다. 인간 나이로 환산하면 약 63세로 전체 반려견 양육 가구의 41.1%가 노령견 양육 가구인 셈이다.

반려동물의 고령화로 진단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사전에 질병에 대응하거나 빠르게 조치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반려동물 진단시장은 2020년 18억4920만달러(약 2조5574억원)에서 연평균 9.8% 성장해 2025년 29억523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진출 기업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도 커지고, 진출기업도 늘어나면서 진단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체성분을 이용한 기초적인 체외진단기술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진단기술까지 다양하다.


세포 하나로 우리집 댕댕이 유전질환까지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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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입안에 있는 구강상피세포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면 다양한 질병 및 질환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피터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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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진단기술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술은 체외진단기술이다. 반려동물의 혈액, 소변, 대변, 침 등을 이용해 병을 판단하는 기술이다. 체외진단기술로 반려동물의 심혈관질환, 종양, 만성질환 등에 대한 진단이 가능하다. 수의사가 임상 의사결정을 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체외진단기술의 최근 동향은 소형화, 자동화, 편의성, 검사효율성 등이다. 동물병원에서 진행하는 기초검사보다 간단하게 가정에서도 진단할 수 있는 다양한 진단키트가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전자를 활용한 유전자 진단키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소변이나 분변을 이용해 소비자가 직접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소변이나 분변을 채취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날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떨어진다.

유전자를 이용해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PCR(유전자증폭), 오픈어레이, 마이크로어레이, NGS(차세대 염기서열) 등이다. PCR은 DNA의 원하는 부분을 복제, 증폭시켜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코로나19(COVIC-19) 진단에 주로 사용됐다.

PCR은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일반적인 PCR은 한번의 검사에 하나의 질환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개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고 싶으면 3번의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확인하고 싶은 질환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진단 비용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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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퍼페터에서 진행 중인 오픈어레이 진단 /사진제공=피터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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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PCR의 한계를 보완한 게 오픈어레이다. PCR로 증폭한 유전자를 검사칩에 올려 반응을 검사한다. 이를 통해 한번에 수십개의 질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비용도 확 줄어든다. 유전자 질환 1개를 확인하는데 드는 비용은 일반적인 PCR이 6만원이라면 오픈어레이는 3500원이다.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피터페터다. 피터페터는 반려동물의 잇몸과 볼에 붙어있는 구강상피세포를 이용해 건강상태를 진단한다. 반려견의 경우 유전성 백내장과 다중약물내성 등 79개 항목, 반려묘의 경우 비대성 심근증과 다낭성 신장질환 등 39개 항목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어레이는 증폭 없이 검사칩에 올려 유전자를 검사한다. 검사할 수 있는 건 많지만, 정확도면에서 떨어진다. NGS는 질병 관련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칩을 만들어 유전자 염기서열 전체를 분석한다. 한번에 많은 걸 검사할 수 있지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험이 반복돼야 한다.

한 반려동물 진단 스타트업 관계자는 "현재 유전자 진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건 오픈어레이 방식이지만, 유전자 염기서열 전체를 분석하는 NGS가 활용도 면에서 유리하다"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반복 실험 건수가 줄어들면 NGS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찰칵' 찍기만 하면 슬개골 탈구 진단까지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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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자회사인 엑스칼리버는 AI 기술을 활용한 엑스레이 보조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엑스칼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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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진단기술은 MRI(자기공명영상법), X-ray(엑스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 등을 통해 얻은 영상을 기반으로 진단하는 기술이다. 영상진단기술에 있어 영상을 잘 찍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게 찍힌 영상을 얼마나 잘 분석하는가다. 반려동물의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쉽지 않다.

최근 AI 기술을 이용해 분석 수준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엑스칼리버는 2022년 9월 AI 기반 동물 영상 진단 보조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엑스칼리버는 동물병원에서 촬영한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클라우드에 올리면, AI가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와 비교해 약 15초 내 비정상 소견 여부를 수의사에게 제공한다. 총 47종의 반려동물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현재 전국 600여개 동물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집에서도 간단하게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상으로 반려동물의 뒷모습이나 입안을 촬영해 슬개골 탈구나 치주 질환 여부를 분석할 수 있다.

영상진단기술의 핵심은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느냐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AI 학습을 위한 풍부한 데이터와 정교한 라벨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동물병원과 협업 관계를 맺어 데이터를 수집하고, 최종 진단을 내리는 수의사에게 영상 라벨링을 요청한다.

에이아이포펫의 경우 25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켰으며 서울대, 건국대 등 수의대학교와 연계해 라벨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내부 테스트에서 95%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AI 머신러닝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은 룰베이스로 보완한다. '라이펫'을 운영하고 있는 십일리터는 반려동물의 뒷다리 관절의 특정 각을 의미하는 'Q각'으로 슬개골 탈구 정도를 구분한다. 특정 Q각을 기준으로 룰베이스 학습을 반복해 모델의 정밀도를 높혀나가는 방식이다.

에이아이포펫 관계자는 "반려동물 질병·질환에 대한 최종 진단은 수의사가 내리게 된다"며 "영상진단기술은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전에 질병·질환 가능성을 인지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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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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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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