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택 이상 중과세 하향 검토… 1주택자 종부세 폐지는 신중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등 유력… 유산취득세 전환은 장기 과제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조세정상화시민연대 회원들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축소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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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상속세 개편론이 나오면서 세제당국도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종부세에 대해선 야당이 ‘1주택 종부세 폐지’를 주장하고, 정부가 “기본적으론 폐지하는 게 맞다”며 종부세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상속세 개편과 관련해선 여당이 개편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일부 계층에만 부과되는 종부세와 상속세 특성상 국민 정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여야 간 입장 차이가 크면서 종부세와 상속세 개편 관련한 논의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여·야·정이 논의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부분 개편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올해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종부세 개편과 관련해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인 최고 2.7%로 낮추는 방안이다. 이는 일반세율과 중과세율로 이원화된 종부세 세율 체계를 일원화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는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을 기준으로 ▲12억~25억원 2.0% ▲25억~50억원 3.0% ▲50억~94억원 4.0% ▲94억원 초과 5.0%의 중과세율이 각각 적용 중이다. 각 구간의 기본세율 1.3%, 1.5%, 2.0%, 2.7%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22년 세법 개정을 통해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폐지되고 기본세율(0.5~2.7%)로 바뀌었다. 하지만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중과세율은 유지됐다. 다만, 최고세율이 종전의 6.0%에서 5.0%로 1%포인트 낮추고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에만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완화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종부세 개편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고, 대통령실도 종부세 폐지가 바람직하다며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야·정이 주장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조금씩 차이가 난다.
야권에서 제기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는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입장이다. 야당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할 경우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주택자를 주택 공급자로 본 여당·정부의 인식과 차이가 있다.
또 정부는 야당이 주장한 대로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가 폐지되면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정부는 1주택자 종부세 폐지보다는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완화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종부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 이슈 등이 있고 야당 공식 의견이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속세 개편 논의도 수면 위로 나왔다.
국민의힘은 상속세 개편을 22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며 유산취득세 전환, 상속세율 조정 등을 주장했다.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또는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기업 상속세제 완화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세제당국의 시각를 넘어서 상속세 근본 개편까지 추진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제도다. 상속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현행 유산세 방식보다 세 부담이 감소한다. 때문에 상속세를 현재의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바꾸는 근본적인 개혁은 당장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지난해 2월 조세개혁추진단을 꾸려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올해 세법개정안에 유산취득세 전환을 담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산취득세 전환, 세율 하향조정 등을 장기적인 과제로 두고 밸류업 정책과 관련한 상속 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이후 여야 간의 논의를 거친 후 개편 방향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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