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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물 든 물병 투척한 인천 관중들… 급소 맞은 기성용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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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골키퍼 백종범 포효하자 격분

백종범 “경기 도중 욕 들어 흥분해, 죄송”

조선일보

FC서울 주장 기성용이 인천 서포터즈가 던진 물병에 급소를 맞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프로축구 K리그 대표 라이벌전인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FC의 ‘경인더비’에서, 패배에 분노한 관중들이 그라운드 위 상대팀 선수들에게 물병을 투척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때 급소를 맞고 쓰러진 서울 주장 기성용은 “상당히 유감”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고, 인천 측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과문을 공개했다.

서울과 인천이 맞붙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는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졌다. 라이벌전답게 시작 전부터 양팀 선수단과 서포터즈의 분위기는 과열된 모습이었고, 경기 역시 치열한 신경전 속에 진행됐다. 장대비가 내린 탓에 몸싸움은 더 거칠었고 계속된 충돌 속에 주심의 옐로카드도 속출했다. 전반 추가시간엔 인천의 제르소가 서울의 최준을 밀쳐 퇴장당하기도 했다.

경기는 수적 우위를 차지한 서울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문제는 이다음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인천 서포터즈를 향해 돌아섰다. 이어 두 팔을 들고 주먹을 불끈 쥐는 승리의 세리머니를 해 보였다. 이를 도발로 받아들인 인천 서포터즈는 격분했고 백종범과 서울 선수들을 향해 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인천 수비수 김동민과 골키퍼 이범수는 백종범을 관중석으로부터 멀리 데려갔다. 서울 주장 기성용은 백종범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온 물병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급소에 맞아 그라운드에 쓰러져 버렸다. 물이 든 다소 무거운 무게의 물병이었기에 기성용은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고 주변 부축을 받은 뒤에야 일어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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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FC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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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기성용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상당히 유감”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는 “어떤 의도로 물병을 던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위험한 행동”이라며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사태의 시발점이 된 백종범의 포효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물병을 던질 수 있는 건가. 뭐가 옳은 건지는 모르겠다”며 “연맹에서 잘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종범도 경기 후 입을 열었다. 그는 인천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선수로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다.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후반전 시작부터 (인천 서포터즈가) 내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욕을 하고 계속 부모님 욕을 했다”며 “흥분했기에 그런 동작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날 모든 과정은 중계 카메라는 물론 팬들이 현장에서 직접 찍은 영상에도 포착돼 온라인상에 확산됐다.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인천 서포터즈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구단 측은 같은 날 밤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홈경기를 운영하는 구단은 모든 팬이 안전하게 경기를 관람하고 선수들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나 순식간에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향후 물병 투척과 관련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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