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 추미애·조정식 경쟁에
5선 정성호·우원식 도전장
통상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다. 최다선이 여럿일 경우 상호 조정 작업을 거쳐 형식적인 경선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었다. 21대 국회에서는 6선인 박병석 의원이 전반기 의장을, 5선 중 연장자인 김진표 의원이 후반기 의장을 맡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원들 간의 친소 관계나 정치적 무게, 상징성을 감안하면 순서가 뒤바뀔 수도, 누군가 양보할 수도 있지만 통상 의장직 경선은 잡음 없이 진행되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직을 두고는 4·10 총선 전부터 레이스가 시작됐다. 경기 하남갑에서 당선돼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당선자가 총선 전 인터뷰에서 “혁신의장”이라는 신조어를 제시하며, ‘정치적 중립’은 중요치 않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추 당선자는 “기계적 중립은 배제하겠다”며 강성의 국회의장을 표방했다. 이재명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도 6선이 되면서 국회의장에 도전장을 냈다. 조 의원은 그간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춰왔다는 것을 내세우며 “명심(明心)은 당연히 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다선 두 명 모두 이 대표와의 인연과 선명성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5선이 되는 정성호·우원식 의원도 국회의장 경선에 나선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 의원은 이 대표와 개인적으로 가장 오랜 인연을 이어왔고, 여러 현안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는 여야를 두루 아우르는 협상파로 분류된다. 우원식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군으로도 거론됐으나 이 대표 연임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국회의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 의원은 “중립의 협소함을 넘겠다. 국민과 함께 (개헌저지선인 200석의) 8석 부족을 넘어서겠다”며 선명성을 강조했다.
국회의 최다선 그룹이 중립·선수(選數) 우선 전통을 무시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만 강조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크다. 박지원 당선자는 “법 정신이 국회의장의 중립성이며, 이것을 강조해주는 것이 정치”라고 말했고, 조응천 개혁신당 의원은 “국회의장의 위상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고 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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