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ETF 승인할 수밖에 없어
익명성·간편함이 가격 끌어올려
중산층이 1개 가질 기회 사라져
비트코인 전문가인 오태민 작가는 최근 1억원 지붕을 뚫은 비트코인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여러 변수로 오르락내리락하는 큰 변동성을 나타내지만, 결국엔 우상향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오 작가는 오는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2024 세계비즈 재테크 토크쇼’에서 강연을 맡는다. 이 자리에서 그는 비트코인과 관련한 투자 조언을 하고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9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토크쇼 개최에 앞서 오 작가를 만나 비트코인 전문가로 들어선 계기, 비트코인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비트코인 생명력, 탈중심화 속성에서 나와”
오 작가는 2014년 비트코인의 존재를 발견한 이후 줄곧 빠져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비트코인은 강했다’, ‘비트코인 그리고 달러의 지정학’ 등 비트코인과 관련한 책을 출간하고 강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유튜브 ‘지혜의 족보’ 채널도 운영 중이다.
그는 10년 동안이나 비트코인에 매료됐고, 지금까지 비트코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어떤 점에 사로잡혔을까. 오 작가는 “비트코인을 처음 알게 된 게 2014년 3월이었고, 5월에 비트코인과 관련한 저서를 썼다”며 “두 달이 안 되는 짧은 사이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 연구에 대한 열정과 지적 호기심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비트코인의 강한 생명력은 탈중심화 속성에서 나온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 사용자의 컴퓨터를 개별적으로 연결한 네트워크에 기반하고 있다”며 “미 정부가 비트코인을 없애거나 막기 위해 국방부나 재무부 심지어 나사에서 사용하는 슈퍼컴퓨터를 모아도 비트코인이 기반을 둔 네트워크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를 연결한 개미들이 전 세계의 모든 정부를 합친 것보다 강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오 작가는 당시 이러한 비트코인의 가치를 깨닫고, 주변에 투자할 것을 홍보했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하지만 지난해 비트코인은 단일 투자종목으로 가장 수익률이 높은 투자 상품의 하나가 됐고, 올해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략 160% 정도 상승했고 올 초엔 미국 증권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ETF 승인은 거부할 수 없는 글로벌 흐름…한국도 대세 따를 것”
특히 오 작가는 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비트코인의 의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1월 SEC의 결정은 단지 비트코인 관련 금융상품이 미국의 여러 증권시장에서 매매된다는 의미를 넘어선다”며 “비트코인이 세계적인 금융상품이 됐다는 뜻으로, 미국의 결정으로 ‘비트코인이 아무리 강건하다고 해도 달러의 지위에 도전하기 때문에 미국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라는 회의론을 극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2024 세계비즈 재테크 토크쇼’에서 집중적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오 작가는 결국 국내도 미국처럼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역시 국제 금융 시장에 노출됐고,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미국의 주식을 자유롭게 사고판 지도 오래됐다. 이에 따라 승인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아직은 한국 규제기관의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그러나 그 사정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을 기초로 한 금융상품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익명성 때문에 역설적으로 금융 시장에서 금융상품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 작가는 “비트코인 지갑을 다운받아서 거래를 해보면 누구나 간편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특히 외국에 송금하는데 중간에 무엇도 거치지 않아 편리함과 이익을 동시에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비트코인을 거래 수단이나 송금 수단으로 사용할 이들에게 비트코인의 가격은 별로 중요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비트코인이 100만원이건 1억원이건 안전하게 송금하면 그만이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익명성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며, 역설적으로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우리나라도 시간은 걸릴 수 있으나 대세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비트코인, 예술작품처럼 슈퍼리치의 자산 될 것”
그렇다면 오 작가는 비트코인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볼까. 그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그는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지만, 비트코인은 금융자산으로 금괴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한 지역의 슈퍼리치가 경비행기로 금괴를 옮길 수 있을까. 그러나 비트코인은 경비행기나 경호원, 장갑차 없이도 운반할 수 있다”며 “슈퍼리치들이 이를 깨닫는데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 차타드(SC)는 지난 1월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를 기존 10만 달러(약 1억3300만원)에서 15만 달러(약 2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를 20만 달러(약 2억6700만원)로 제시했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이에 대해선 그는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70%라도 떨어질 정도로 큰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공부하고, 분명히 이해한 투자자들만 매수해야 버티고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비트코인 보유를 유명한 예술작품을 가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경매가가 500억원에 육박하는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의 1만분의 1조각을 소유할 수 있다면 사겠는가. 이 소유권이 실제이고 법적으로 보장된다면 말이다”며 “비트코인은 2100만개밖에 없다. 물론 1개도 거의 무한히 쪼개질 수 있지만, 부자라면 온전한 1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중산층이 1비트코인을 소유할 기회가 있지만 이 기회는 곧 사라질 것”이라며 “1비트코인을 소유하는 것이 마치 유명 작가의 그림을 소유하는 것 이상으로 슈퍼리치들만의 이야기로 치부할 날이 곧 오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깨우친다면 전 세계 슈퍼리치가 모두 깨우치기 전에 한발 앞서서 그들의 자산을 일부 선점할 수 있으며 그들이 허겁지겁 사 모으려 할 때 비싸게 넘길 수 있다”며 “온전한 1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오태민 작가는
오태버스 주식회사의 대표이자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블록체인 학과 겸임 교수다. IT사업, 시민단체 사무국장, 국회의원 보좌관, 강남대성학원 논술 지도,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청소년경제교육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2014년 우연히 비트코인을 발견한 이후 깊은 사유와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을 해석하고 알리고 있다. 유튜브 ‘지혜의 족보’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대중과 소통한다. 저서로는 ‘마중물 논술’(2007), ‘인문학적 상상력’(2012), ‘경제학적 상상력’(2013), ‘비트코인은 강했다’(2014), ‘스마트 콘트랙: 신뢰혁명’(2018), ‘비트코인, 지혜의 족보’(2020), ‘메타버스와 돈의 미래’(2022), ‘비트코인 그리고 달러의 지정학’(2023) 등이 있다. 이 밖에도 2019년부터 비트모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비트모빅 프로젝트는 비트코인과 비슷한 시스템을 글로벌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프로젝트로, 그는 기업형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