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4 (월)

‘자리없어 백수’ 교사 2000명인데…‘이 선생님’은 없어서 못구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교원 미스매칭 비효율 악화일로

바늘구멍 뚫어도 임용대기만 2년
특수∙상담∙사서교사 턱없이 부족

장애학생 늘지만 특수교사 법정기준 못채워
문해력 떨어지지만 사서교사 올해 채용 전무
임용대기자 돌봄 교사 등으로 임시배치 필요


◆ 퓨처스쿨 코리아 ◆

매일경제

교원 운용 비효율로 한쪽에선 임용 대기 교사가 쏟아지는 반면 특수·상담·사서교사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7일 한 교육대학교에서 학생이 수업을 받으러 들어가고 있다. [이충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배치받은 신임교사 A씨는 1년 넘게 ‘백수’로 임용대기 시절을 보냈다. A씨는 “발령순서가 밀리면 15개월, 길게는 2년까지도 백수로 지내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임용적체가 가장 심각한 서울에선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채용에 임용대기중인 예비 교사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B대학은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이 26.1%에 그쳤지만 전임교원 확보율은 170%에 달한다. 전체 70%에 달하는 교수가 강의도 없이 월급만 챙겨가는 것이다.

매일경제

교육비, 학교인프라와 마찬가지로 초중고 교사와 대학 교원도 수급 엇박자로 극심한 비효율을 나타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중고 교사는 44만 497명, 대학 교원은 8만 8165명이다.

초중고 교사의 경우 ‘바늘구멍’ 임용고시를 통과한뒤 1~2년을 대기자로 지내는 임용대기자들이 매년 속출하는 반면 장애인 대상 특수교사와 늘봄학교 교사, 사서·상담교사는 태부족이다. 신입생 부족에 문닫을 지경인 지방대들은 필요 이상으로 많아진 교수들 인건비 부담에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천명에 이르는 ‘발령대기’ 예비교사들이 속출하는 것은 연례행사처럼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공립 초등교사 임용대기자는 전국에 2000명이 넘었다.

가장 많은 교원을 선발하는 경기도교육청에선 지난 10월 1일자로 발령받은 교사를 제외해도 초등 임용 합격자 1447명 가운데 343명이 여전히 대기발령 상태다. 예비교사가 정식 임용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6개월에서 길게는 2년이나 된다. 이 기간 예비교사들은 기간제 교사나 시간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특수교육, 전문 상담, 독서교육처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분야에선 교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적기에 적재적소에 교원이 배치되지 않는 ‘미스매칭’이 심각하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학생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담당할 교사 정원은 이에 못미친다. 올해 특수교육대상자 수는 총 10만9703명이다. 지난 2019년 9만2958명에서 2020년 9만5420명, 2021년 9만8154명으로 해마다 늘더니 지난해에는 10만3695명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특수학교(특수학급 포함) 교원 수도 2019년 2만773명에서 올해 2만5599명으로 늘었지만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4.2명으로 법정 기준(4명)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배치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올해 8만 467명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학교마다 특수교사를 확보하지 못 해 비상이다. 비장애학생과 통합교육은 커녕 특수교육 대상자의 공교육 학습권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때문 임용 대기자들을 당장 교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돌봄이나 기초학력 전담 교사로 일시적으로라도 재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직 사립대 총장은 “교대와 사범대에 만연한 이권 카르텔을 깨부숴야 지금의 비효율적인 교원 양성체계를 개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사서교사도 마찬가지다.

학생들 문해력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일선 학교에서 사서 교사 배치를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요청이 끊이질 않지만 현실은 다르다. 전국 초중고교에서 사서교사 배치율은 2022년 기준 15% 수준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오는 2030년까지 사서교사 배치율을 50%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힌바 있지만 진전이 없다. 실제로 올해 증원된 사서교사는 단 1명도 없다.

학교당 한명의 전문상담 교사를 배치하려는 계획이 지연되면서 기존 교과·비교과 교사가 해당 업무를 함께 맡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마저도 어려운 학교에선 학부모들이 사설 상담기관을 찾아 나설수밖에 없다.

경북에서 순회상담교사로 근무 중인 C씨는 “학교 내 전담 상담교사가 있어도 교사 1명이 수백명의 학생들을 관리해야하는 한계가 있다”며 “최소 2명 이상으로 구성한 상담부가 만들어져야 학교폭력을 비롯한 상담에서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학교에 배치한 전문상담교사 비율은 46.3%에 그친다. 이마저도 교사 1명이 여러 학교를 돌며 상담하는 ‘전문상담순회 교사 인력’을 제외하면 그 비율은 39.5%에 불과하다. 사실상 전국 학교 2곳 중 1곳은 전문적인 상담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혜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교사는 현재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교원양성 교육과정과 교사 직무수행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교사 업무 부담 경감을 통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