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 집에 불 지르려 하기도
책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등 반성 안 해
학폭 가해자, 징역 7년 실형 선고
가해자 중 한 명 살해한 피해자, 장기 5년 단기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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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중학교 동창을 잔혹하게 괴롭힌 1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피해자는 가해자 중 한 명을 살해해 중형을 선고 받았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권상표)는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19)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도 명했다.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함께 기소된 B씨(19)에게는 장기 5년~단기 3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는 징역 9년, B씨에겐 징역 장기 6년~단기 4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4월 강원 삼척시 한 주택에서 지적 장애가 있는 중학교 동창 C씨(19)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친구 D씨와 함께 일회용 면도기와 가위로 C씨의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성기와 귀, 눈썹, 음모를 라이터로 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C씨에게 나체 상태로 자위행위를 하게 시키고, 면봉과 바둑알 등을 항문에 넣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C씨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빗자루 등으로 마구 때렸다.
A씨는 가혹행위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폭력을 견디지 못한 C씨는 결국 집 안에 있던 흉기로 D씨를 살해했다.
B씨는 사건 발생 며칠 전 C씨 집에서 A씨와 함께 불을 지르려다 미수에 그쳤다.
A씨는 법정에서 "사망한 D씨가 범행을 주도했다"며 범행을 일부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D씨와 범행을 공모하고 범죄에 본질적 기여를 했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여러 차례 소환 보호 처분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했다"며 "특히 D씨와 함께 저지른 범행은 단순히 괴롭히는 것을 넘어서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죄질이 극히 좋지 않다. 그런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죄책을 B씨와 D씨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아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B씨는 피해자의 부친이 장기간 부재중인 것을 틈타 피해자 집에 방화를 시도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도 "B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피해자 C씨의 아버지는 최근 A씨, B씨와 합의했다. C씨 아버지는 "용서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길이 창창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감형받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된 C씨 측은 숨진 D씨 가족과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최근 장기 5년~단기 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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