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에도 슬픔이’···1960년대 한국영화 거장 김수용 감독 별세

고 김수용 감독. 연합뉴스

1960년대 한국 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이 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영화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이날 오전 1시50분쯤 요양 중이던 서울대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다. 6·25 전쟁 때 통역 장교로 복무한 고인은 정전 후 국방부 정훈국 영화과에 배치되면서 군인 신분으로 영화 제작을 하기 시작했다. 정훈국은 군인들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던 곳이다. 데뷔작 <공처가>(1958)가 고인이 군인 시절 주말마다 시간을 내 연출한 작품이다. 딸의 혼사를 앞두고 가정불화를 겪던 곰탕집 주인에 관한 코미디 영화다.

고인은 전역 후 본격적으로 영화 산업에 뛰어든다. 초창기에는 <벼락부자>(1961) <청춘교실>(1963) <내 아내가 최고야>(1963) 같은 코미디 영화를 내놓았다. 이후 <굴비>(1963) <혈맥>(1963) <갯마을>(1965) <안개>(1967) <만선>(1967) <토지>(1974) <산불>(1977) <화려한 외출>(1977) <만추>(1981) 등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선보였다.

특히 1965년 발표한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1960년대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힌다. 가난한 소년 가장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는 신영균, 조미령, 황정순 등 당대의 톱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대만 등으로 수출되며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그는 신상옥, 유현목 감독과 함께 1960년대 한국 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한국 사회를 현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을 많이 내놨다. 그는 다작을 하기로도 유명했다. 1967년에만 무려 10편의 영화를 내놓았다. 40년 간 만든 작품 수는 109편에 달한다.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정지영, 이장호 감독, 배우 안성기, 장미희 등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5일 오후 1시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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