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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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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목 조른 학부모 징역 1년…학생들에 “신고 누가 했냐”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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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학폭위 회부되자 수업 중 난입…법정구속

한겨레

지난 7일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인천교사노동조합이 수업 중 교사를 폭행한 학부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인천교사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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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인 초등학교 교실에 갑자기 들어가 교사의 목을 조르고 욕설을 한 학부모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23일 상해와 아동복지법상 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학부모 ㄱ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ㄱ씨는 2021년 11월18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연락도 없이 찾아가 수업 중이던 교사에게 욕설을 하며 목을 조르고 팔을 끌어당겨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들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된다는 학교 쪽 통보를 받자 일행 2명을 데리고 학교로 찾아간 것이다.

ㄱ씨는 교사에게 “넌 교사 자질도 없다”, “교육청이나 교육부 장관에게 말해서 가만두지 않겠다” 등의 폭언도 했다.

초등학생들 공포에 질려 부둥켜 안고 울어


또 자신의 난동을 지켜보고 있던 십여명의 학생들을 향해서도 “우리 아이를 신고한 게 누구냐”며 소리를 질러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았다. 피해교사의 탄원서를 보면, 당시 ㄱ씨와 함께 온 일행이 문 앞에 서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교실을 빠져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공포에 질려 서로 부둥켜 울었다고 한다.

피해 교사는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ㄱ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한 바 있다. 피해 교사는 탄원서에서 “사건이 일어난 2021년 이후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든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ㄱ씨에게 아동학대, 폭행 등 보복성으로 받은 신고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로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진단을 받았고 급작스러운 배뇨장애, 자율신경장애 진단을 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피해 교사는 “제가 죽음을 생각할 때 저와 같은 고통 속에 이미 수많은 교사들이 묻혀 있었음을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 사건으로 알게 됐다”며 “(ㄱ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 저뿐만 아니라 앞으로 교사의 사명감을 갉아먹는 어떤 악성 민원인도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 교사에 따르면, 재판 과정에서 ㄱ씨의 보복이 두려워 법정 증언을 거절한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는 이날 판결을 크게 반겼다. 인천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학교와 교사에 대한 악성 민원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며 “교사들의 인권과 교육할 환경을 보장하도록 초석을 다지는 역사적 판례로 남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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