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80달러 중반대까지 올라
원유 수요 역대 최대치…산유국은 감산 발표
유가 기저효과 기대난…KDI, 물가 전망치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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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까지 치솟으면서 하반기 국내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주요 기관도 국제유가 오름세를 고려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높여잡았다.
12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3.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가 올해 들어 7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가격이 상승 중이다.
무엇보다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원유 수요가 강하다. 미국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전 세계 원유 수요는 역대 최대인 하루 1억300만 배럴이었다.
반면 공급은 감소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가 감산을 지속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다음 달까지 연장하고, 러시아도 9월 한 달간 원유 공급량을 하루 30만 배럴씩 감축한다고 밝혔다. 8월 둘째 주 기준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88달러까지 올랐다. 올해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광범위한 부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기업 채산성 악화와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원자재 가격, 물류비 급등이 소비자 제품 가격으로 전이되면 가계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원유, 곡물 가격 등이 급등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의 긴축기조가 강화되고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져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할 수 있다.
연중 최고치까지 상승한 국제유가가 6개월 연속 둔화 흐름을 보이는 국내 소비자물가를 재차 자극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상승하며 2021년 6월(2.3%)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을 주도했다. 전년 동월 대비 25.9% 떨어져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찍었다. 경유는 33.4%, 휘발유는 22.8%, 자동차용 LPG는 17.9% 하락했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1.49%포인트(p)에 달했다. 다만 7월 물가 안정세는 지난해 여름 국제유가가 크게 뛴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는데, 8월엔 이러한 효과가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급등한 국제유가는 최근 국내 석유류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리터당 1695원으로 전주 대비 56.2원 상승했다. 경유 가격도 1526원으로 전주 대비 74.6원 올랐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5주 연속 오름세다. 지난 13일에는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리터당 1720.21원까지 치솟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4%에서 3.5%로 올렸다. 전기요금 인상 폭이 예상보다 작아졌지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결과였다. 또한 올해 두바이유의 도입 단가를 배럴당 평균 76달러에서 81달러로, 내년 도입 단가를 68달러에서 76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2.4%에서 2.5%로 수정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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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ye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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