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연속 감소세 이어가…급감 폭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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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한 달 전에 견줘 28억 달러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8월 중 196억 6000만달러나 급감했던 게 다소 진정된 건 위안거리지만,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 확대 및 강달러 현상 지속 여부에 따라 외환보유액이 더욱 감소할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4140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말(4167억 7000만 달러) 대비 27억 6000만 달러 줄어든 규모다. 9월 중 외환보유액 감소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 10월(274억 달러 감소)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는데,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일단은 진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을 항목별로 보면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 유가증권은 3694억 1000만 달러로 한 달 새 170억 6000만 달러 줄었다. 같은 기간 예치금은 141억 달러 증가한 282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SDR와 IMF포지션은 각각 143억 1000만 달러, 42억 6000만 달러였다. 금은 47억9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된다.
한은은 지난달 외환보유액에 대해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및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이 증가했지만,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에 따른 일시적 효과를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원·달러환율이 9월말 1434.8원에서 10월말 1419.3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달 외환시장 쏠림현상 완화로 변동성 완화조치 규모가 크게 줄었다. 국민연금과 외환당국간의 외환스왑을 비롯해 조선업체 및 해운업체 등 수출기업의 달러화 매도 등이 국내 수급여건 개선에 기여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선을 위협받는 현 상황은 어떻게 봐야 할까. 한은은 최근의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과거 외환위기 당시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현 외환보유액 규모가 전 세계 8~9위권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데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역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에 대해 동일 신용등급 국가 대비 건실하다고 평가한 점을 근거로 든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지난달 6일 브리핑에서 “과거 외환보유액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현 외환보유액은 두 배가량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계감을 풀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무엇보다도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가 요즘처럼 적자를 지속할 경우, 이는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져 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내고 있다. 무역수지 악화의 영향으로 지난 8월엔 경상수지가 30억 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 당국이 환율 시장에 미세조정에 나서게 될 경우 외환보유고액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KDI경제정보센터는 “국내 외환보유액은 과거 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산재한 대내외 리스크를 고려해 적정 수준에서 큰 괴리가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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