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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이사장 자녀 청첩장 접느라 야근”…새마을금고 갑질논란 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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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새마을금고.(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영업소)/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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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이 자녀 결혼식을 앞두고 청첩장을 접게 해 야근했습니다”

“이사장이 과수원을 하고 있는데 주말에 직원들에게 과일 따는 일을 요구합니다”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제보한 이사장의 갑질 사례다. 여직원에게 밥짓기와 빨래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일을 시켜 논란이 됐던 새마을금고의 내부 갑질 문제가 또 다시 제기됐다.

직장갑질119는 19일 새마을금고 관련 제보들을 공개하고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사적 용무 지시를 일삼는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긴급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직장갑질119를 통해 전북 남원 동남원새마을금고에서 여성 직원에게 밥 짓기, 설거지, 빨래 등을 시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동남원새마을금고 사례가 알려진 이후 직장갑질119엔 전국 곳곳의 새마을금고 직원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이중엔 이사장이 인사권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사적 용무를 시키거나 술자리를 강요하는 사례들이 있었다.

과수원 일을 요구 받았다는 제보자 A씨는 “안 가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직원들이 과수원에 가고 있다”고 했다. 이사장 자녀의 청첩장을 접었다는 제보자 B씨는 “이사장과 이사의 친인척들이 같이 일하는데 승진, 인사발령, 연차 사용에 특혜를 받고 있다”고 했다.

여직원들에게 술을 강요한다는 제보도 있었다. C씨는 “반강제적으로 제주도로 워크숍을 갔는데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3일 내내 술을 먹고 온다”며 “원하지 않는 여직원들에게도 술을 강요하고 밤에 잘 준비를 하는 여직원들을 불러내 술자리에 참석시킨다”고 했다.

이 밖도 “이사장이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고성을 질렀다” “월요일부터 끝자리에 의자만 놓고 일하라 했다”는 등 폭언과 업무배제 사례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새마을금고가 잇단 갑질 논란에도 심각성을 경시하고 문제의 원인을 세대 차이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전국 1300개 새마을금고 익명 전수조사 ▲새마을금고 이사장 소규모 직장갑질 예방교육 ▲직장갑질 특별조사팀·특별신고 기간 운영 등 긴급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직장갑질119 대표 권두섭 변호사는 “새마을금고는 소규모 사업장인 동시에 지역에서 서로 다 아는 관계일 가능성도 있어 갑질 사건이 드러나기 쉽지 않다”며 “알려진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전수조사, 실질적인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예방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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