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최근의 근무 트렌드는 ‘유연함’과 ‘업무 효율’을 추구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일반적인 주 52시간 근무제가 맞지 않는 직업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52시간 초과 근무 금지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다면 어떤 근무제를 적용할 수 있을까요? 오늘 노무 Q&A에서는 근무제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인사담당자들을 위해 재량근로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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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량근로제가 필요한 이유
(1) 일정 시간의 근무보다 성과와 결과물을 만드는 성격의 직종, (2) 프로젝트 마감 기한에 업무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직무는 회사에서 일률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가 바로 재량근로제입니다.
재량근로제는 회사와 구성원(또는 구성원 대표)이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인데요. 위에선 언급한 방송 PD, 기자 등 업무 성격 상 구성원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직무에 한해 재량근로제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8조 제3항)
재량근로제를 사용하려면? (도입 요건)
- 재량근로제를 사용하려면 아래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 -재량근로제 대상 업무에 해당되는 직무 또는 업무(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1조)
- -구성원이 업무를 수행할 때, 방법에 대한 재량성을 보장받아야 함
- -회사와 구성원(구성원 대표)이 아래 조건을 명시하여 서면 합의
-사용자(회사)가 업무의 수행 수단, 시간 배분 등에 관해 구성원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
-근로 시간의 산정은 서면 합의로 정한 바에 따른다는 내용
재량근로제 사용 가능한 업무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1조에서는 아래와 같은 업무에 한해 재량근로제 사용을 승인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서 정하지 않은 업무에 대해서는 재량근로제가 적용될 수 없습니다.
-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이나 인문사회과학 또는 자연과학분야의 연구 업무
- -정보처리시스템의 설계 또는 분석 업무
- -신문, 방송 또는 출판 사업에서의 기사의 취재, 편성 또는 편집 업무
- -의복·실내장식·공업제품·광고 등의 디자인 또는 고안 업무
- -방송 프로그램·영화 등의 제작 사업에서의 프로듀서나 감독 업무
- -회계, 법률사건, 납세, 법무, 노무관리, 특허, 감정평가, 금융투자분석, 투자자산운용 등의 사무에 있어 타인의 위임, 위촉을 받아 상담, 조안, 감정 또는 대행을 하는 업무(고용노동부고시 제2019-36호).
재량근로제가 도입되면 서면 합의에 명시된 근로 시간만큼 일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구성원이 더 많이 일했거나, 회사측에서 구성원이 더 적게 근로했다는 반증을 제시해도 간주된 근로 시간은 바뀔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지시와 간섭은 불법
재량근로제는 원칙적으로 구성원이 직접 업무 수행 방법을 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회사에서 근로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을 정하고 관리하는 것은 재량권 침해에 해당돼요. 만약 이를 위반하고 회사가 업무 수행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를 반복적으로 내릴 경우, 재량근로제 합의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무효가 되면 구성원이 법정근로시간(1일 8시간, 주 40시간)을 초과해서 일한 근로 시간은 전부 연장근로가 됩니다.
합의되지 않은 특정 구성원 배제는? NO
재량근로제는 회사가 구성원(구성원 대표)과 서면 합의를 한 사항이기 때문에 회사가 일방적으로 특정 구성원만 재량근로제 적용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만약 특정 부서나 구성원에 대해 재량근로제 적용 배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서면 합의로 대상 구성원의 범위를 조정해야 합니다.
재량근로제 운영 실무 Q&A
Q. 업무 수행 예상 시간을 엑셀 시트에 입력하고, 관리자 업무 진행 상황을 관리하는 데 이건 불법인가요?
A. 업무 수행에 소요되는 ‘예상 시간’만을 입력하고 디테일한 시간 배분은 구성원 재량에 맡긴다면 문제 없습니다. 다만, 관리자가 시트에 입력된 시간을 기반으로, 업무 일정 변경 지시를 내리거나 시간 배분을 조정하도록 간섭한다면 재량권을 침해한 걸로 볼 수 있어요!
Q. 1개월 정도 걸리는 프로젝트를 맡았는데 업무를 매주 단위로 부여합니다. 이러면 재량권 침해인가요?
A. 주 단위로 업무를 부여하되,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업무 수행을 위한 시간 배분을 하도록 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다면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언론사 기자의 경우, 매일 취재 내용이나 결과물 기한 등을 정해서 지시하는 것은 재량권 위반인가요?
A. 기사 취재, 편집 업무는 상황에 따라 일 단위로 업무가 완성되기 때문에 일 단위 업무 지시가 불가피한 점이 있습니다. 대신 업무를 부여하는 주기가 일 단위라 할지라도, 세부적인 수행 시간 배분에 대한 지시가 없다면 재량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Q. 신상품 개발 TF팀에서 팀 단위로 업무 수행 방법이나 일정 배분에 대한 재량은 보장되나, 팀장이 해당 팀원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경우는?
A. 팀 단위로 업무 재량권이 확보되어 있지만, 팀장이 소속 팀원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한다면 결국 해당 팀원은 업무 수행 방법과 시간 배분에 대해 간섭을 받는 셈이므로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글 : 고아연 변호사(법무법인 선담)
원문 : 출장이 잦은 방송사인데 주 52시간 근무, 어떡하죠? (feat. 재량근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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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외부기고(contribution@plat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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